차원천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가 분사하자마자 '국내 4대 영화배급사'로서 체면을 제대로 세웠다. 

롯데컬처웍스가 배급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신과함께-인과 연’이 연이어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덕분에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상장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과함께2' 돌풍, 롯데컬처웍스 분사 뒤 차원천 어깨에 힘 들어가

▲ 차원천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


2일 업계에 따르면 ‘신과함께-인과 연(신과함께2)’은 천만 관객 돌파가 따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신과함께2는 개봉 첫 날인 1일 관객 124만6683명을 불러들이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보다 500개가량 적은 1968개의 스크린으로 더 많은 관객을 불러들였다. 

지금까지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역대 개봉일 최다 관객 동원 기록(118만2374명)을 쥐고 있었는데 이를 가뿐히 넘어선 것이다.

더욱이 '신과함께2'가 첫날 모은 관객은 전작인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함께1)'이 개봉일에 동원한 40만 관객의 3배에 이른다. '신과함께1'은 누적 관객 1400만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천만 관객을 달성하면 국내 시리즈물로서는 처음으로 '쌍천만'에 성공하게 된다. 전편보다 나은 2편으로 평가받는 것도 흥행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신과함께를 투자 및 배급한 롯데컬처웍스로서는 '겹호재'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롯데컬처웍스가 배급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미션 임파서블6) 역시 7월25일 개봉해 1일까지 누적 관객 수 439만4536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를 지키고 있다. 

이런 기세에 힘입어 롯데컬처웍스 상장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정보통신 이후로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장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부(롯데시네마+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6월1일 독립해 나온 것 역시 상장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차 대표는 기존에 롯데 시네마사업부를 이끌고 있었는데 새 법인 대표이사도 그대로 맡았다.

아직 상장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내실에 집중할 시기라는 뜻을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영화 흥행성적 등 사업 성과에 따라 상장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바라본다. 

현재 롯데컬처웍스 지분은 롯데쇼핑이 100% 보유하고 있는데 롯데컬처웍스가 상장하면 롯데쇼핑도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컬처웍스 지분 가운데 일부를 구주 매출할 경우 수천억 원의 현금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차 대표가 재무 전문가라는 점도 롯데컬처웍스의 상장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그는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15년 동안 회계팀을 맡은 경험이 있다. 1999년 롯데그룹 컨트롤타워에 발탁돼 경영관리팀을 지휘했고 여기서 능력을 인정받아 롯데정책본부에서 유통을 관리하는 자리까지 올랐다. 철저한 ‘관료형 실력파’로 알려졌다. 

차 대표는 2013년 롯데컬처웍스의 전신인 롯데시네마가 한창 해외 사업을 펼치며 국내 입지를 넓혀가던 시기에 지휘권을 잡았다. 이후 ‘안전제일 원칙’으로 빠른 사업 확장보다는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데 중점을 뒀다.

실제로 차 대표는 그동안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간 대작보다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춘 영화를 주로 선택했다. 하지만 지난해 개봉한 '신과함께1'로 변화의 전기를 맞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신과함께 개봉 전까지만해도 국내 4대 투자배급사 가운데 유일하게 천만영화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국내 영화 투자배급사 빅4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400억 원이 들어간 신과함께 시리즈는 차 대표 입장에서 큰 모험이었던 셈이다. 신과함께는 한국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1편과 2편이 동시에 제작됐다. 1편이 흥행에 실패해도 2편 투자를 물릴 수 없는 만큼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초반 투자와 배급을 맡기로 했던 CJENM이 중간에 손을 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차 대표의 과감한 투자가 성공을 거두면서 롯데컬처웍스는 신과함께1편의 흥행으로 2편의 제작비도 이미 건졌다. 편당 손익분기점이 600만 명인데 1편이 1400만 명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내년에도 100억원 이상 규모의 영화 4편을 개봉하고 해외 투자배급사업에도 힘을 실으면서 공격경영을 이어간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5월 베트남에 영화관을 열며 처음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베트남에서 37개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안에 베트남에 영화관 10개를 추가로 열고 2022년까지는 모두 80개 영화관을 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법인도 설립해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