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종필 전 국무총리. <뉴시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23일 "김 전 총리가 오전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 신당동 자택에서 119 구급대로 순천향병원에 옮겨졌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김 전 총리는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3김(金) 시대'를 이끌며 한국 정치의 가장 큰 굴곡들을 체현한 인물이다.
'영원한 2인자', '풍운아' 등의 별칭은 김 전 총리의 끝없는 정치 변신과 생명력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김 전 총리는 박정희 정권의 한국경제 산업화에 기여했다. DJP연합을 이뤄내며 김대중 정부를 세운 정권 교체의 산파 노릇도 했다. 두 정부 모두에서 국무총리를 맡았다. 충청도 지역을 기반으로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총재도 지냈다.
1961년 군사 쿠데타의 핵심적 역할을 했고 박정희 독재정권의 탄생과 유지에 기여했다. 지역갈등을 조장했다는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초대 중앙정보부장을 지내며 음모적 정치와 권력형 부정비리와도 가까웠다.
김 전 총리는 1926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공주중·고등학교와 서울대 사범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1963년 공화당 창당을 이끌고 6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7·8·9·10·13·14·15·16대를 거치며 9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의 여파로 17대 총선에서 자민련이 참패하면서 정계에서 은퇴했다.
대중 앞에 나서지 않은 채 은둔하다 2015년 부인 박영옥 여사 빈소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정치는 잘하면 국민이 그 열매를 따먹지만 정치인 본인에게는 허업(虛業)”이라며 40년 넘는 제도권 정치인으로서 술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육사 시절 만난 박정희 전 대통령 조카 박영옥(2015년 작고)씨와 결혼했으며 유족으로 딸 김예리, 인영, 지영, 미영, 리디아씨, 아들 김진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발인은 27일이다. 생전의 뜻대로 부인이 묻혀있는 충남 부여 가족묘에 묻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