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회장이 SPC그룹을 세계적 프랜차이즈 회사로 키우겠다는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를 앞세워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에서 출점 규제 등으로 프랜차이즈사업의 성장이 정체하면서 성장 잠재력 높은 해외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토종 제빵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아시아지역 주요 공항에 모두 입점을 마치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파리바게뜨는 1월 새롭게 문을 연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입점했다. 이로써 한국 3대 공항인 김포, 제주, 인천은 물론 중국 북경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주요 국내외 공항에 모두 입점하게 됐다.
공항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파리바게뜨의 해외 진출국을 확대하게 된 셈이다.
공항은 다양한 국적의 고객이 찾는 곳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다. 여러 국가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전략을 짜는 데도 유리하다. SPC그룹은 인청공항 제2터미널에 파리바게뜨뿐 아니라 다양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함께 입점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SPC그룹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만큼 이번 제2터미널에서 사업도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외 관광객에게 브랜드를 많이 알릴 수 있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영인 회장은 파리바게뜨를 비롯한 SPC그룹의 프랜차이즈사업 가능성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허 회장은 1월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궁전에서 ‘프랑스 국제 비즈니스 회담’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사실상 프랑스 정부가 여는 투자설명회로 허 회장이 앞으로 프랑스에서 프랜차이즈사업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PC그룹은 현재 프랑스 파리 등에 2곳의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데 사실상 ‘테스트 매장’에 가까워 본격적 사업을 펼치지 않고 있다.
허 회장은 앞으로 동남아, 유럽, 캐나다 등에도 사업을 넓힐 계획을 세웠다. 파리바게뜨의 뒤를 이을 브랜드로 커피앳웍스, 피자업, 피그인더가든 등도 해외에 선보이기로 했다.
허 회장은 2030년까지 SPC그룹을 매출 20조 원, 전 세계 1만2천 개 매장의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1988년 파리바게뜨를 처음 열었을 때부터 파리바게뜨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꿈을 품었다.
이미 중국과 미국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에 진출해 거의 15년을 버틴 끝에 1월 기준 점포 수는 모두 231개로 늘렸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보복에도 점포 수를 40개 이상 늘렸다.
중국은 까다로운 규제 탓에 해외 프랜차이즈의 불모지로 불린다. 프랑스 유명 제빵 브랜드 ‘폴’과 ‘포숑’이 중국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업을 접었을 정도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가 오랜 기간을 두고 철저하게 현지화에 힘쓴 결과”라며 “중국 현지인이 운영하고 현지 제빵사를 고용하게 하는 등 정책도 사드보복을 피해갈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미국에서도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05년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에 1호점을 낸 뒤 10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사업성을 검토한 끝에 현재 매장 수가 60개를 넘어섰다.
허 회장은 2020년 미국에서 파리바게뜨 매장을 300개로 늘리기로 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사업 성장세가 주춤하다.
파리바게뜨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중소기업적합업종 관련 출점 규제로 직전연도 매장 수의 2% 이상을 늘릴 수 없다. 현재 전국에 3300여 개 점포를 운영하는 1위 브랜드임에도 성장률은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