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만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회장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등 금융권에서 묵직한 경력을 쌓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 (왼쪽부터)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등이 차기 은행연합회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각각 국내 최대 금융지주를 이끈 민간 금융인, 경제관료 출신의 국책은행장, 외국계 은행의 한국인 행장이라는 서로 다른 이력을 지녔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도 예년처럼 10월 이사회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본격화한다. 조 회장은 2023년 12월 취임해 올해 11월30일 3년의 임기가 끝난다.

은행연합회 회추위는 이사회 멤버 전원으로 구성된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현재 회장과 비상임이사 11명 등 모두 12명으로 운영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행장과 SC제일은행장, 한국산업은행 회장, IBK기업은행장, Sh수협은행장, BNK부산은행장, 케이뱅크 행장 등 6명이 비상임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회추위가 구성되면 각 위원이 최대 1명의 후보를 추천하고 통상 6명 안팎의 잠정 후보군을 만든다. 그 뒤 비공개 회의를 통해 후보군을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사원총회에 추천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과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등이 차기 은행연합회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윤종규 전 회장은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에 올라 2023년까지 9년 동안 KB금융을 이끌었다. 첫 번째 회장 임기 때는 KB국민은행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윤 전 회장은 KB금융을 맡아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푸르덴셜생명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비은행사업을 확대했다. 은행 이자이익에 치우쳤던 그룹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KB금융이 ‘리딩금융’으로 입지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전 회장은 퇴임을 앞둔 2023년 11월에도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자로 추천됐다.

당시 회추위는 조용병 현 은행연합회장을 포함해 윤 전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을 잠정 후보군으로 발표했다.

다만 윤 전 회장은 “은행권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선임되길 바란다”며 후보직을 고사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올해 7월 윤 전 회장이 KB금융 고문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면서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관심이 있다는 금융권 ‘소문’에 힘이 실렸다.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하마평에 오른 다른 후보들과 차이점이 있다.

윤 전 행장은 1983년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지냈다.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대표부 대사로도 일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기업은행장을 맡아 은행 경영 경험도 쌓았다.

경제정책 수립부터 국제기구, 대통령실, 국책은행 경영까지 두루 거친 셈이다.

은행연합회는 정부와 금융당국을 상대로 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경제정책과 은행장 경험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은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해 45년 넘게 한 은행에 몸담은 정통 ‘은행맨’이다.

▲ 은행연합회가 10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한다. <은행연합회>


행원 시절부터 20여 년 동안 일선 영업점과 PB사업부장, 소매채널사업본부 전무, 리테일금융총괄본부 부행장 등을 거쳤다.

SC그룹이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2015년 첫 한국인 은행장에 올랐다

그 뒤 4차례 연임하며 2025년 1월까지 10년 동안 SC제일은행을 이끌었다. 당시 현직 은행장 가운데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등 은행권 경력으로만 보면 가장 ‘베테랑’이다.

윤종규 전 회장은 1973년 외환은행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공인회계사 합격 뒤 삼일회계법인에서 오래 일했고 부대표까지 지낸 뒤 2002년에 KB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장 부행장으로 합류했다.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도 경력의 대부분을 경제관료로 지냈다.

이밖에도 회추위 구성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도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가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 확대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 데다 가계대출 관리와 금융소비자보호 등 은행권을 둘러싼 현안이 만만치 않아서다. 디지털 금융과 인공지능(AI) 시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 회원사들의 이해관계도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원활하게 소통하면서도 회원 은행들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얼마나 조율할 수 있느냐가 차기 회장에게 중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회추위가 구성되지 않아 실제 후보군을 알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여러 인사의 이름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회추위원인 은행장들이 누구를 추천하느냐에 따라 후보군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