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가 흑자 안착을 발판으로 성장성이 확인된 신사업의 조직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뷰티에 이어 네이버와 협업해 만든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N마트까지 독립 본부로 격상하며 커진 사업 규모에 맞춰 신사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수년 동안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공을 들인 끝에 흑자 기조를 안착시킨 만큼 이제는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신사업에 더욱 힘을 싣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28일 컬리에 따르면 회사는 9월 기존 상품 관련 본부 산하에 있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컬리N마트 담당 조직을 별도 'N마트사업본부'로 독립시켰다.
컬리N마트 조직은 서비스 출시 전에는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됐다. 2025년 9월 컬리N마트를 출시한 뒤에는 기존 본부 아래 팀 단위로 사업을 운영하다가 이번에 별도 본부로 위상을 높인 것이다.
본부장은 컬리에서 가정간편식(HMR) 등 상품 관련 업무를 맡아온 정보우 본부장이 맡았다. 정보우 본부장은 코스트코에서 바이어로 근무한 뒤 CJENM 등에서 식품 상품기획자(MD) 업무를 맡았다. 컬리에 합류한 뒤에도 HMR 관련 팀장과 그룹장 등을 거쳤다.
상품 관련 경력을 쌓아온 내부 인사를 N마트사업본부 수장으로 배치한 것은 컬리N마트가 단순히 네이버와의 제휴 채널을 운영하는 단계를 넘어 상품 경쟁력까지 함께 키워야 할 사업으로 점찍은 포석으로 여겨진다.
컬리N마트의 사업 규모는 실제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컬리N마트는 컬리가 2025년 9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문을 연 장보기 서비스다. 컬리가 외부 플랫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첫 사례다.
올해 8월 컬리N마트의 월 거래액은 서비스 개시 초기와 비교해 약 10배로 늘었다. 구매 고객 1명당 월 주문 건수는 35%, 주문 한 번에 구매하는 제품 수도 22% 증가했다.
주문 10건 가운데 7건에는 컬리에서만 판매하는 '컬리온리' 상품이 포함됐다. 컬리가 식품에서 쌓아온 상품 경쟁력이 네이버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컬리가 최근 조직의 체급을 높인 사업은 컬리N마트만이 아니다.
컬리는 6월 상품본부 산하에서 운영하던 뷰티그룹을 별도 뷰티본부로 격상했다. 당시 쿠팡과 시세이도 등을 거친 김미리 본부장을 외부에서 영입해 뷰티본부를 맡겼다.
뷰티 역시 컬리가 식품을 넘어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규모가 커진 대표 사업이다.
올해 2분기 뷰티컬리 거래액은 1년 전보다 13.5% 늘었다. 컬리는 럭셔리 화장품뿐 아니라 인디 브랜드 등을 확대하며 식품 밖의 성장축으로 뷰티를 키우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조직 개편을 두고 "회사가 힘을 주고 있는 사업은 규모가 커지면 조직도 격상할 수 있다"며 "뷰티와 N마트는 회사가 중요하게 보고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다만 컬리가 전사적으로 본부 숫자를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은 아니다. 컬리는 전체 본부 숫자와 변화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올해 눈에 띄게 본부 단위로 바뀐 조직은 뷰티와 컬리N마트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 컬리는 올해 4월 기존 C레벨 중심이던 임원 직제를 본부장급까지 확대했다. 사진은 컬리 배송 차량. <컬리>
컬리가 올해 조직을 정비한 움직임은 본부 개편에 그치지 않는다.
4월에는 기존 C레벨 중심이던 임원 직제를 본부장급까지 확대했다. 올해 2분기 보고서 기준 컬리의 미등기임원은 모두 18명이다.
조직 정비와 임원 확대의 직접적 목적은 다르지만 사업과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에 맞는 조직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컬리의 직원 수는 2분기 말 기준으로 3198명이다. 2022년 말과 비교해 3년 반 만에 직원 규모가 40% 가까이 증가했다. 사업 영역도 신선식품 중심에서 뷰티와 패션·리빙, 판매자배송, 풀필먼트, 컬리N마트 등으로 넓어졌다.
김 대표는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과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일을 함께 추진해왔다.
2023년 초 기업공개(IPO) 작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한 뒤 물류와 마케팅 비용 효율화에 힘을 실으면서도 뷰티를 키우고 판매자배송과 풀필먼트, 컬리N마트 등 새로운 사업을 잇달아 붙였다.
손익구조를 안정시키는 동안 다음 성장축도 함께 키워온 셈이다. 이들 사업이 실제 규모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조직 역시 사업별 중요도와 성장 단계에 맞게 손볼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조직 변화는 컬리의 실적 흐름이 달라진 시점과도 겹친다.
컬리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023년 1436억 원에서 2024년 183억 원으로 줄었다. 2025년에는 영업이익 131억 원을 내며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들어서는 수익성 개선과 외형 성장이 함께 좋아지고 있다.
컬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42억 원, 2분기 영업이익 274억 원을 냈다.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516억 원을 거뒀으며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갔다.
2분기 매출도 734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7% 증가했다. 컬리는 당시 식품과 뷰티 등 기존 사업의 성장뿐 아니라 컬리N마트 등 신사업 확대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김 대표로서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던 시기를 지나 성장성이 확인된 사업을 다시 키워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컬리 관계자는 "본부가 모든 사업에 적합한 조직 형태인 것은 아니며 사업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조직 형태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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