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민 10명 중 8명 "기후피해 복구 위해 화석연료 기업 세금 부과해야"

▲ 옥스팜과 그린피스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세계 시민 가운데 대다수가 기후피해 복구를 위해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한 추가 과세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극한 폭우로 인해 침수된 방글라데시 페니 지역. <옥스팜>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시민 가운데 대다수가 기후피해 복구를 위해 화석연료 기업들에 추가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 진행한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1%는 폭풍, 홍수, 가뭄, 산불 등 기후재해 복구를 위해 화석연료 기업들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G7 국가를 포함한 13개국 시민 1만5천 명을 대상으로 시장조사기관 다이나타가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86%는 화석연료 기업에서 나오는 세수 상당 부분이 기후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사회에 직접 전달돼야 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어디에 세금을 부과해야 기후재해 생존자를 도울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66%가 화석연료 기업을 지목했다. 

또 68%는 화석연료 산업과 초부유층이 자국 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고 77%는 이들을 향한 과세를 우선시하는 정치인을 더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옥스팜이 진행한 별도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화석연료 기업 585곳은 지난해 한 해에만 해도 약 5830억 달러(약 805조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2019년과 비교하면 68% 증가한 것으로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면서도 계속해서 수익은 늘리고 있는 셈이다.

585곳 가운데 340개 기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만 더해도 글로벌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옥스팜과 그린피스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응하려면 이들 기업에 '오염산업 초과이익세'를 부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화석연료 산업의 수익성을 낮춰 재생에너지로 가는 투자 유인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초거대 석탄, 석유, 가스 기업들은 자사의 오염 제품이 인류에 끼치는 피해를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 속에서 이윤을 계속 추구하며 수백만 명의 삶과 생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부유한 오염기업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새로운 산업 과세를 통해 기후취약국을 즉각적으로 지원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