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기금과 해외 국부펀드 등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교보생명이나 안방보험 등 민간 금융회사가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매각하기로 한 우리은행 지분 30% 정도를 모두 팔면 투자자 4~7곳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오르게 된다. 공자위는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30% 정도를 투자자 1곳당 4~8%씩 쪼개서 팔기로 했다.
|
|
|
▲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금융위원회와 공자위는 잠재적인 과점주주 후보 약 15곳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 국내 연기금과 해외 국부펀드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우리은행의 과점주주에 오를 수 있는 유력후보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7월에 우리은행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2대 주주(5.01%)가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이전에도 우리은행 지분을 8%가량 보유했다가 2015년 말에 2.5%까지 낮췄는데 올해 들어 다시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만큼 우리은행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에 관심을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우리은행 지분을 재무적투자자(FI)로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자위는 지분 4%만 사들인 신규투자자에게도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1명을 추천할 권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새마을금고 쪽에서 감안할 수 있는 요소다.
새마을금고는 현행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로 분류돼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2014년에 우리은행 지분인수를 검토하는 등 은행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동 국부펀드 1~2곳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C)가 2015년 8월부터 금융위원회와 우리은행 지분매입에 대해 협상을 벌인 적도 있다.
중국 안방보험과 일본 오릭스 등 해외금융자본도 잠재적인 과점주주 후보로 거명된다. 안방보험은 2014년에 유찰된 우리은행 경영권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했으며 오릭스는 우리은행으로부터 인수금융을 받는 등 이전부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회사인 교보생명·미래에셋금융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들어올 가능성도 나온다.
교보생명은 금융위에서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할 때마다 관심을 보인 ‘단골 인수후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다가 접은 적이 있으며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은행지주회사로 바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융위가 우리은행 매각방식을 바꾼 만큼 내부에서 이를 살펴보고 검토하고 있다"며 “지분 인수 여부는 당장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