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여소야대’가 재현된 20대 국회에서 첫 국회의장은 누가 맡게 될까?
정치권에서 차기 국회의장 인선을 놓고 물밑 샅바싸움이 한창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올지 주목된다.
▲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총선을 앞둔 4월8일 의정부갑 선거구 지원유세에 나선 김종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국회의장은 관례적으로 여야 합의로 집권당 다선의원이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의원수가 엇비슷해 사정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차지해 122석을 얻은 새누리당을 제쳤지만 무소속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새누리당에 복당할 가능성이 높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을 비롯해 '친유승민계'인 무소속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과 무소속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은 19일 새누리당에 복당 신청서를 냈다.
새누리당이 복당 신청을 받아들이면 다시 제1당 지위에 올라설 수 있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이자 제1당으로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부의장을 맡는 구도를 희망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 측이 첫 국회의장이 새누리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야 합의로 국회의장을 뽑지 못할 경우 본회의에서 표결투표에 들어가면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선택이 중요해진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와 만나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대로 1당인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하고 새누리당과 우리 당이 부의장을 하는 것이 맞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에 올리더라도 국민의당에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을 인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형편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차기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박병석(4선) 이석현(5선) 문희상(5선) 의원이 꼽힌다. 세 사람은 다선 의원이면서 당내에서 계파색이 옅은 온건파로 분류된다. 이들은 또 이미 국회에서 부의장을 지낸 이력도 있다.
종로에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를 꺾은 정세균 의원도 5선의 중진이란 점에서 거명되고 있지만 국회의장보다 당권을 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세종시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해찬 의원도 야권 최다선인 7선 의원으로 복당할 경우 국회의장 물망에 오를 수 있다. 이 의원은 19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친노좌장으로 불리는 만큼 국민의당 측에서 탐탁치 않게 여길 공산이 크다.
국민의당은 국회의장 선출 카드를 들고 더불어민주당과 핵심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38석으로 제3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의정활동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정무위·기재위·국방위·정보위·예결특위 등 가운데 일부 상임위의 위원장을 차지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19일 인터뷰에서 "아무리 제3당이지만 억지를 부려서는 안된다"면서도 "상임위원장 배분은 원내협상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