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정감사의 막이 올랐다.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후 첫 신고식을 치른다.

6일 금융위를 시작으로 7일 금감원, 15일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을 대상으로 국감이 진행된다. 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금융공사·예탁결제원의 국감일은 18일이다. 금융부문 종합감사는 21일로 정해졌다.
 

가계부채, 가상화폐, 핀테크 규제 등이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개발사업 주체인 화천대유 관련 이슈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당장의 금융권 현안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개발사업이란 게 금융회사의 참여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분참여나 대출 등 정상적 사업범위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문제될 게 없지만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화천대유의 자금흐름과 회계부정 가능성 등은 금융당국에서도 조사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관련된 기업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 KB금융그룹, 윤종규 '최고의 금융 플랫폼' 드라이브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9월29일 창립 3돌 기념식에서 "고객과 모든 접점을 옴니채널화하고 경계없는(심리스)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에게 편의성과 혜택, 즐거움을 드리는 최고의 금융 플랫폼기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이 어제오늘의 일도, KB금융만의 일도 아니지만 금융산업의 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발빠른 대응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은 현재 그룹 차원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든 그룹사들에 클라우드시스템을 갖추는 KB원클라우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3분기 안으로 구축을 마치고 운영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다.

윤 회장은 지주에 전담운용조직인 클라우드센터 설립하고 유세근 KB국민은행 클라우드플랫폼단장을 임명했다.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자(MSP)는 KB데이타시스템이 맡고 있다.

현재 KB데이타시스템은 KB클라우드 운영인력과 데이터베이스 관리 인력 상시채용하면서 클라우드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그룹 차원의 메신저 재구축에 나서면서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최근 메신저 재구축 전략 수립을 위한 업체 선정에 나섰다.

- KB국민은행의 뱅킹앱 '스타뱅킹' 개편 완료도 10월27일로 예정됐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로그인 방식이 KB모바일인증서,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 등으로 대체된다. 같은 날 자산관리플랫폼 KB마이머니도 'KB마이데이터'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플랫폼으로 거듭나게 된다.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되는 셈이다.

이에 더해 Z세대를 겨냥한 간편뱅킹 플랫폼 리브의 개편작업도 마무리단계에 들어섰다. 최근 상품라인업을 정리하고 감리사업자 선정에 나서면서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10월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KB증권도 온라인 채널 강화를 통해 MZ세대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새로 내놓은 MTS '마블미니' 등을 통해 비대면 채널 고객을 확대 중이다.

마블미니는 9월17일 기준으로 출시 1달 여 만에 20만 내려받기를 돌파했으며 25일에는 온라인 고객자산 규모가 30조 원을 넘어섰다. 9월 초 기준 KB증권의 개인고객 수는 약 670만 명으로 지난해 대비 약 40% 증가했는데 이 기간에 MZ세대 개인고객 수는 128만 명에서 211만 명으로 65%나 늘었다.

현재 MZ세대의 온라인 자산은 7조5천억 원으로 전체의 25% 차지해 금융소비층의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 KB손해보험이 8월 중으로 설립하려고 했던 자회사 'KB헬스케어'의 출범을 승인받았다. 손해보험회사가 자회사를 통해 헬스케어산업 진출하는 사례가 없었던 만큼 금융당국에서는 가이드라인 등을 면밀히 세우면서 승인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신한라이프 역시 KB손해보험에 이어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예고하면서 두 회사의 선점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디지털 신사업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로 확장 

- 신한금융그룹은 10월 열리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분야 주요 현안과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큰 논란을 겪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은행권 채용비리와 사모펀드 손실사태 등 주요 이슈와 관련해 국감에서 집중포화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태와 관련해 입사한 인물이 여전히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두고 배진교 정의당 의원 등을 중심으로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신한은행 및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채용비리 사건 관련한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라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국감에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은 낮다.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에서 라임펀드 투자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했다는 점도 사모펀드 사태 이슈가 중심으로 자리잡았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신한금융그룹에 부담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CEO가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를 받는 데 그쳤고 투자자에 원금 일부 배상 등 절차도 진행되고 있어 순조로운 마무리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 금융권 국정감사에서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응 계획, 가상화폐 관련한 규제, 화천대유 사태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한금융그룹과 관련한 내용은 크게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디지털 신사업을 메타버스와 블록체인까지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 등 외부 협력사를 추가하면서 메타버스 등 다른 플랫폼에 금융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콘텐츠와 금융의 결합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넥슨과 신한은행 사이 콘텐츠 협력이나 신한카드 메타버스 협력의 결과물도 연내 순차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한DS도 외부 메타버스기업과 협력으로 신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내놨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교육, 반려견, 게임 등 비금융 콘텐츠를 통해 MZ세대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면서 금융업 이외 분야에서 접근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 신한금융투자가 한국수출입은행 외화채 발행의 주관사단에 합류해 BNP파리바, HSBC, ING증권, JP모간 등과 주관업무를 수행한다.

신한금융투자가 한국물 시장에서 주관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물 시장은 외국증권사들 중심으로 이뤄져 있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은 꾸준히 국내 증권사를 참여시키며 육성에 힘을 실어왔다. 신한금융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동주관사 자리를 따내는 등 올해 IB(투자금융)부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여부가 불투명해져 아쉽게 됐다.

- 신한자산운용은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올해 BNP파리바자산운용과 지분관계를 정리하고 신한금융지주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데 이어 또 한번의 변화를 맞이하는 셈이다. 합병 이후에는 전통자산부문과 대체투자부문 각자대표체제가 일정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