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NM은 광고매출 측면에서는 각 지상파 채널들을 뛰어넘는 등 영향력을 넓히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시너지와 차별성은 미흡하다는 말이 나온다.
1일 출범 1주년을 맞은 CJENM은 오쇼핑부문과 E&M부문이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CJENM 관계자는 시너지를 강조하는것을 두고 “기존에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더라도 방영이 끝나면 인기가 금방 식었지만 오쇼핑부문이 E&M부문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상품을 출시하면 콘텐츠의 생명주기가 길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사업모델은 미국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사업모델과 비슷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미키마우스 지식재산권으로 영상을 제작하면서 상품도 판매한다. 소비자들은 미키마우스 지식재산권을 접목한 의류나 가방, 선풍기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키마우스가 세상에 나온 지 90년이 넘었지만 어린이들이 미키마우스에 익숙한 이유도 관련 상품을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CJENM 출범 초기부터 ‘시너지’와 ‘융복합’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CJENM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CJ오쇼핑과 CJE&M 부문 사이에 진정한 시너지를 일으키도록 하겠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콘텐츠와 차별화한 커머스 경험을 결합해 고객에게 신선한 경험과 재미를 선사하는 세계적 수준의 융복합 콘텐츠커머스기업으로 거듭나는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CJENM 합병법인 이름의 의미와 지향점을 회사 구성원들에게 설명하면서 “월트디즈니컴퍼니, 타임워너 등과 경쟁하는 세계적 융복합 콘텐츠커머스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3월 주주총회에서도 “콘텐츠와 커머스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디지털 융복합 신사업 모델을 창출하고 기존 사업모델을 혁신해 신규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CJENM은 두 부문 사이의 시너지를 충분히 내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는 CJENM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등에 오쇼핑부문의 상품을 간접광고(PPL) 형식으로 노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간접광고 위주로 두 부문이 협업을 하는 것을 두고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목적이 애초에 상품 판매에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3월 CJENM ‘올리브’ 채널은 음식 프로그램인 ‘밥블레스유’에서 광고상품을 지나치게 부각해 방송통신심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사위원회는 “방송법에 따라 허용된 간접광고 상품의 단순 노출을 넘어 제품의 특징과 장점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등 간접광고라는 명분을 내세워 직접광고에 가까운 내용을 방송해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끼쳤다”고 징계사유를 설명했다.
CJENM은 두 부문이 시너지를 내기에 구조적으로 힘든 모습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E&M부문은 허민회 각자대표가, 오쇼핑부문은 허민호 각자대표가 각각 이끈다. 애초 허민회 대표가 CJENM 대표이사 겸 E&M부문 대표에 오르고 허민호 대표가 오쇼핑부문 대표를 맡았는데 3월부터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다.
직원들의 근무지도 분리돼 있다. E&M부문은 상암동과 삼성동, 오쇼핑부문은 방배동에 위치해 있다.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셈이다.
CJENM 관계자는 “지난 1년은 기존 CJ오쇼핑과 CJE&M이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두 부문이 콘텐츠 제작 등을 놓고 협업하는 정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도 CJENM이 합병한 뒤 내놓는 결과물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CJENM 주가는 지난해 출범 뒤 고점을 보인 뒤 하향곡선을 그리며 최근 52주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