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12월에만 LNG운반선 6척씩을 계약해 수주목표 달성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올해 세계에서는 2004년 이후로 가장 많은 LNG운반선 발주가 이뤄졌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발주된 LNG운반선을 합친 것보다도 올해 계약된 선박 수가 더 많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호재를 장기적 현상으로 볼 수는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선사들 사이에서도 LNG운반선 발주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미주 지역 선사인 티케이(Teekay)LNG의 마크 크레민(Mark Kremin) CEO는 최근 런던에서 열린 해양 콘퍼런스에서 “선사들은 마치 금을 조금만 발견하면 엄청난 구덩이를 파버리는 광부들 같다”며 “올해 주문된 LNG운반선들이 구덩이(수요)를 충족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발주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모나코 가스로그(GasLog)의 폴 워거(Paul Wogan) CEO 역시 “LNG운반선시장은 2년 반 동안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2021년부터는 잠잠해질 것”이랴며 “계속 발주를 늘렸다간 공급 과잉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2월 넷째 주에 발표된 LNG운반선의 운임은 10만 달러로 11월 찍었던 고점 19만 달러보다 9만 달러나 떨어졌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조선업황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LNG운반선과 함께 한국 조선3사가 중국 등 경쟁국들보다 강점을 지닌 선종으로 꼽힌다. 한국 조선소들이 대부분의 물량을 수주해왔다.
올해는 컨테이너사들이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의 둔화 우려, 국제해사기구(IMO)의 새 환경규제 대응방안에 관한 불확실성 등으로 발주를 망설였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후 컨테이너선의 공급증가율 둔화를 볼 때 내년은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컨테이너선의 발주 재개 여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