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만 있어도 어느 노선이든 탑승 횟수와 무관하게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는 이들의 로망일 것이다.
 
[오늘Who] 조규영의 에어서울 승부, 항공기 여행의 로망을 자극하다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이사.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무제한 탑승 항공권을 판매하는 항공사는 없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이 항공업계 최초로 선보인 민트패스J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민트패스J는 일 년 동안 일정 횟수만큼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말하자면 연간 이용권같은 것이다.

에어서울은 또 최근에는 일정 기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용권 민트패스M도 판매했다. 3월에 민트패스를 처음 선보인 뒤 두 번째로 내놓은 것이다.   

45일 동안 모든 노선에서 항공편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항공권으로 14일부터 21일까지 신청을 받아 판매했다. 민트패스M은 21일 신청을 마감한 결과 1천여 장이 넘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서울이 이런 항공권을 내놓은 것은 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파격적 판촉활동으로 여겨진다. 저비용항공업계에서 후발주자인 에어서울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엿보게 한다.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는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 선임돼 3월 공식 취임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 항공기 지상조업을 하는 아시아나에어포트 대표이사에서 자리를 옮겨 저비용항공사의 안착을 이끌게 된 것이다.  

올해 수익성을 강화해 흑자 전환을 이끌어야 하고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홀로서기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조 대표가 민트패스와 같은 파격적 판매전략을 꺼내든 것도 항공 수요를 늘리기 위한 절박함에서 나온 승부수로 보인다. 

조 대표는 무료 항공권 제공이라는 공격적 판촉 수단을 도입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일본 우베와 요나고, 히로시마 등 일본 노선 3개에서 왕복 항공권 3천 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민트패스 판매나 무료 항공권 제공 등을 통해 에어서울 인지도를 넓힐 수 있다”며 “주중 등 항공 수요가 많지 않은 기간 일본 지방 노선 등에서 항공 수요 유치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서울은 공짜 항공권 제공을 통해 탑승객을 늘리고 탑승객 증가에 토대해 위탁수하물 등 부가매출을 거둘 수도 있다.

에어서울은 저비용항공업계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인지도가 다른 항공사들보다 낮은 데다 사업 초기 항공기 운용비용을 감당하고도 남을 정도로 매출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조 대표는 지난해 에어서울의 적자폭이 2016년보다 오히려 커진 만큼 올해 흑자로 돌려세우는 일이 절실하다.   

에어서울 안착은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실적에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로서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의 운임 공세에 대응해 중단거리 노선에서 항공 수요 유치를 맡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노선 등 중단거리 노선에서 항공 수요 유치를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맡기고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노선망을 넓혀나갈 방침을 정했다.

에어서울이 중단거리 노선 운영을 안착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장거리 노선 운영에 힘을 끌어모으는 데 관건인 셈이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조 대표에 부담이 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3월 ‘항공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는데 이에 따라 항공사는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상태가 1년 동안 지속되면 개선명령을 받게 된다.

개선 명령을 받은 뒤 자본잠식이 3년 이상 지속되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에어서울은 적자를 지속적으로 내면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이 잠식될 수도 있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률이 47.65%를 보이고 있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지원에 힘입어 유상증자를 통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