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 정의용, 김정은 만나 북미대화 물꼬 튼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이 2017년 9월1일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앞둔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북한특사 단장의 중임을 짊어지고 북한을 방문했다. 정 실장은 미국 전문가로서 북한과 미국을 연이어 방문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민족평화를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대북특사단을 이끌고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개선 조짐을 보이자 남북 대화를 진전하기에 앞서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북미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적임자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로서 미국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북한을 방문해 미국의 의견을 전달하고 또 반대로 방북 경과를 미국에 설명하기에 정 실장만한 인물이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 실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미국과 접점이 많다. 주미대사관 참사관, 주미대사관 경제통상담당 공사 등을 지냈고 미국 하버드대 행정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7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뒤 미국 의원외교로 전문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간사장, 한미일 3국의원협의회 간사장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한미FTA체결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 한미FTA 추진을 지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 실장은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대북·안보정책을 조율해 왔다. 정부 출범 직후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서 매튜 포틴저 미국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만나는 등 외교공백을 메웠다.

정 실장은 민간 출신 첫 안보실장에 올라 역대 최단기간 한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문 대통령보다 앞서 미국을 방문해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사드 문제 등 민감한 정상회담 의제 등을 조율했다. 

사드배치, 북핵 위기 고조 등 한미 공조가 필요한 시기마다 양쪽의 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원만하게 외교안보 현안을 이끌어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실장은 맥마스터 보좌관과 수시로 통화하면서 접촉을 이어오고 있는 등 미국과 소통 측면에서 문 대통령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인사다.

동시에 남북 접촉을 주시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도 정 실장이 특사단장을 맡은 데에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