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사장은 2012년 3월부터 약 6년 동안 현대건설 경영을 이끌고 있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인데 실적만 평가할 경우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 사장은 사상 최대의 재건축사업으로 꼽힌 서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사업에서 ‘이사비 7천만 원 지원’ 공약을 내걸어 사업을 수주하는 등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모두 4조6467억 원 규모의 일감을 따냈다. 2위인 대우건설(2조5972억 원)을 큰 차이로 제치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정 사장의 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에서 오랜 기간 계열사 대표를 맡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장이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사장은 1952년생으로 10대 대형건설사 CEO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다.
◆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큰 변화 없을 듯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인사에서는 큰 폭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건설의 경우 8월 박창민 전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던 KDB산업은행 출신 송문선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대림산업도 김한기 전 사장이 8월 대표이사에서 갑작스럽게 사임한 뒤 곧바로 박상신 전 고려개발 대표를 후임으로 발탁했고 이미 7월 말에 임원인사를 실시한 만큼 연말인사는 직원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임기가 아직 1년4개월가량 남아있어 계속 경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에 밀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을 수주하지 못한 문책성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임 사장 취임 이후 GS건설이 14분기 연속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교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지만 실적호조에 힘입어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김 사장은 2014년 3월 대표에 취임하자마자 현대산업개발 실적을 흑자로 돌려세우는 데 성공했다. 김 사장이 대표를 맡은 기간에 현대산업개발 영업이익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5172억 원을 냈다.
현대산업개발은 10대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 대표를 4년 이상 맡았던 사례가 없는 만큼 새 인물이 수혈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 비상장 대형건설사 CEO들은?
비상장 대형건설사 CEO인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과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등은 모두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한 사장은 지난해 말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추진해 올해 통합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1~3분기에 영업이익 2268억 원을 내고 있어 올해 흑자를 낼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된다. 지난해 5천억 원대 영업손실을 본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실적을 개선하는 것으로 2013년 이후 4년 만에 실적이 반등하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 사장이 1년 더 포스코건설 경영을 맡을 수 있겠지만 한 사장이 포스코그룹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물갈이될 가능성도 있다.
한 사장은 1978년 대우그룹에 입사한 뒤 대우인터내셔널에서 38년 동안 일한 ‘대우맨’이다. 2016년 초 황태현 전 사장이 물러나면서 포스코건설 사장에 발탁됐는데 당시에도 포스코 출신 인사의 내부승진이 당연시됐던 포스코건설에 대우맨 사장이 선임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