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실적·배당 양날개 달고 질주, ETF로 추격매수 해볼까

▲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 주가가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추가 증시 부양책 논의 본격화에 힘입어 강세를 지속하면서 관련 기업들을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은행, 증권 등 금융주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의 적극적 증시 부양책 기대감으로 최근 급등한 주가가 부담이라면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하면서 월배당도 누릴 수 있는 ETF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은행, 증권, 보험사 등을 담고 있는 금융주 ETF 상품에 자금유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올해 들어서만 자금 3500억 원가량이 유입되면서 순자산이 2배 넘게 증가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 ETF 순자산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은 6월 말 순자산이 1천억 원을 넘어선 지 2주 만에 500억 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금융주 ETF는 수익률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은 8일 기준 한 달 수익률이 21.0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한자산운용의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은 20.73%, KB자산운용의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은 19.52% 올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도 한 달 수익률이 18.01%를 나타났다.

이들 ETF의 3개월 수익률은 50~60%다.

최근 금융사들은 2분기 실적 호조와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을 업고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KB금융은 6월 초부터 한 달 사이 주가가 15% 가까이 상승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5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한금융(20.10%) 하나금융(28.57%) 우리금융(26.36%) 등 주가는 그보다 더 뛰었다.

4대 금융 주가는 고배당 기업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이슈가 부각되면서 일제히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KB금융 주가는 국내 금융주 최초로 10만 원대를 넘어 12만 원대를 바라보고 있고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상장 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JB금융, DGB금융, iM금융 등 지방금융지주와 자사주 비중이 높은 증권사 주가도 줄줄이 신고가를 찍고 있다. 실적과 배당 불확실성으로 다른 금융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보험주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금융주 주가 상승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주 ETF 수익률 상승세도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융주 실적·배당 양날개 달고 질주, ETF로 추격매수 해볼까

▲ 신한자산운용의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 ETF 순자산이 1500억 원을 넘어섰다. <신한자산운용>


정부가 7월 말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융사들의 2분기 실적발표와 추가 주주환원 계획 등 상승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서는 상법개정을 비롯한 낮은 주가순자산배율(PBR) 기업, 대표적으로 은행주 주가 상승이 핵심”이라며 “따라서 배당세제 개편 가능성이 높다고 봐 은행주 목표주가를 평균 19% 상향조정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증권주 목표주가를 일제히 높였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에 이어 배당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제도화 등 주주환원 강화 법안이 모두 시행되면 배당지급 여력이 높은 증권업에 유리한 투자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배당확대+자사주 소각+세제 혜택이라는 삼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으로 미국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해외로 쏠렸던 증시 거래대금의 국내 이동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증시 부양책을 구체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 증시 거래대금 장기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배당 금융주 ETF는 매월 배당금 수익 확보와 재투자가 가능한 점도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세제 개편 수혜가 더욱 클 수 있는 만큼 투자수익과 안정적 현금흐름,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투자자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은 매월 말일을 기준일로 분배금을 지급한다. 올해 들어 월배당금은 1주당 68~73원 수준을 보였다.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과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도 월배당 ETF 상품이다.

고배당 금융주 투자에 옵션 매도를 더한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연 최대 15% 배당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설계됐다. 올해 월배당 금액을 살펴보면 적은 달은 120원대, 많은 달은 180원대를 보이고 있다.

김병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선임매니저는 “세수 부족으로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던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가 추진되면서 금융지주들이 배당성향을 중장기적으로 3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은행 등 금융업권 실적 기대치와 주주환원 강화 측면을 고려할 때 고배당 금융주 ETF 투자가치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