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궈칭 중국 국무원 부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2025년 6월22일 산시성 타이위안의 한 스테인리스강 제조 기업 공장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비즈니스포스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이 중국의 철강 과잉 생산에 대응해 관세를 높이고 조사를 강화하는 등 무역 장벽을 높이기로 합의했다.

중국산 철강이 수출에 불이익을 받는다면 글로벌 3위 수출국인 한국의 현대제철과 포스코 등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

9월30일(현지시각) OECD 산하 철강포럼(GFSEC)의 회원국들은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공급 과잉에 대응해 관세를 비롯한 철강 무역장벽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하고 발표했다.

GFSEC 회원국은 철강 공급 과잉이 비회원국 정부의 정책과 관행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GFSEC 회원국은 한국과 미국, 일본, 브라질, 프랑스 등 28개 국가로 구성돼 있다.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이와 관련해 공식 성명을 내고 “철강을 과잉 생산하는 국가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그리어 대표의 발언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철강 과잉 생산은 저가 수출로 이어져 산업 생태계를 교란하고 각국의 철강 기업에 타격을 입힌다.

GFSEC 회원국들은 철강 과잉 생산국을 상대로 관세를 인상하고 해당 국가 정부의 불공정 보조금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방침에 동의했다.
또한 철강 생산뿐 아니라 용강과 압연 등 가공 공정이 이뤄진 국가를 포함하는 수입 정보를 회원국들 사이에서 공유해 우회 수출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용강과 압연은 각각 철광석을 녹여 액체 상태의 쇳물로 만들고 굳어진 철을 늘리거나 얇게 펴는 작업이다.

▲ 굴삭기가 9월5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드스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에서 깃발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9억6080만 톤의 철강을 생산해 세계 시장의 52% 비중을 차지했다.

OECD가 2026년 6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2025년 철강 수출량은 2020년보다 153% 증가한 1억3100만 톤으로 집계됐다.

로이터는 “중국의 철강 수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유럽과 남미 등 지역에 값싼 상품을 대량으로 공급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각국이 중국산 철강에 수출 장벽을 높여야 할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GFSEC 합의에 따라 주요 국가들의 중국 철강 수입규제 조치가 구체화되면 한국을 비롯한 회원국의 철강 산업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철강협회가 1월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은 2025년 철강을 2825만 톤 수출해 세계 3위 철강 수출국에 올랐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이 한국산 철강을 가장 많이 사들였고 인도가 2위, 미국이 3위로 집계됐다.

호주와 벨기에, 브라질과 캐나다 및 스페인과 튀르키예 등 GFSEC 회원국도 지난해 한국의 철강 국가별 수출 상위권에 들었다.

GFSEC 회원국들이 중국산 철강을 대상으로 관세를 높이면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 등 한국 철강사가 해외에 생산과 가공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하는 연산 270만 톤 규모의 제철소가 대표적 예시다.

폴란드의 안제이 도만스키 재정경제부 장관은 로이터에 “중국은 철강 제품 생산과 수출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는 폴란드와 유럽연합 회원국에 문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