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매체 “정치적 양극화가 한국 민주주의 위협, 독재정권 역사 때문”

▲ 11월19일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정치적 양극화와 취약한 정당체계 등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약점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미국 정치전문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에서 독재정권이 오랜 기간 자리잡으면서 수많은 시민들에 영향을 미쳐 지금과 같은 단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일 더디플로맷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국가의 민주주의가 최근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전한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는 정치적 양극화에 따라 사회 통합이 어려워지면서 상호 협력과 발전이 어려워졌다는 점으로 꼽혔다.

더디플로맷은 특히 한국에서 이런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로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중요한 동력은 전체 국민 가운데 약 3분의1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촛불시위로 지목됐다.

더디플로맷은 한국의 이런 사례가 전 세계에서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며 민주주의가 약화하고 있는 전 세계 추세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한국에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극우 세력의 지지자들은 북한이 촛불시위를 주도한 주체라고 주장하며 맞섰기 때문이다.

더디플로맷은 이런 사례가 한국에서 독재정권 이후 약 30년 동안 이어져 왔던 정치적 양극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한국이 이런 역사를 겪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여러 시민들이 독재정권을 거치면서 서로 다른 경험과 생각을 갖게 된 만큼 자연히 민주주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시위 이외에 한국에서 그동안 여러 건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역사도 재조명됐다.

더디플로맷은 한국에서 이뤄지는 잦은 대규모 시위가 시민들의 활발한 사회운동 참여 욕구와 한국의 취약한 정당체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근거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이런 시위는 과거 대규모 파업사태 이후 노동법 개정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시위 뒤 열린우리당의 총선 승리 등 실제 결과로 이어진 사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디플로맷은 “한국의 독재정권과 관련한 과거를 들여다보지 않고 현재의 약점을 이해할 수는 없다”며 “이런 배경에서 발전한 민주주의는 새로운 형태를 띠게 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