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김병관, 2300억 웹젠 지분 어떻게 처리하나  
▲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4월 총선에서 게임업계 출신으로 최초의 국회의원이 됐다.

김 의장이 그동안 각종 규제로 억눌려있던 게임업계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줄 것이라고 게임업계는 기대한다.

김 의장은 2천억 원이 넘는 웹젠 주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게 됐다.

◆김병관, 게임업계 적극 대변하나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 의장이 국회의원으로서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개선과 규제완화에 힘써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김 의장은 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도 성남분당갑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6만3698표(47.0%)를 얻어 5만2160표(38.5%)의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김 의장은 올해 초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인재영입 2호’로 더민주에 입당했다.

김 의장은 “게임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곳에서 게임과 IT산업의 발전을 위해 힘써보겠다”며 “당이나 정치권이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품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셧다운제’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다.

김 의장은 “이명박 정부 이후 게임을 마약으로 보면서 셧다운제 등으로 규제하기 시작한 것이 게임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좋은 인력들이 게임업계로 잘 안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웹보드게임 규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현재 웹보드게임은 월 30만 원 이상 결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김 의장은 “웹보드게임의 사행성은 인정하지만 이걸 도박이라고 처음부터 규정하고 정책을 펴는 것은 문제”라며 “도박으로 흐르지 않도록 규제해야 하는 데 실제 카지노에서 규제하듯이 결제한도부터 규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전북 이리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넥슨 개발팀 팀장으로 활동하다 2000년 솔루션홀딩스를 창업했다. 김 의장은 솔루션홀딩스가 2003년 NHN에 인수된 이후 게임사업부문을 맡았고 2005년 8월 NHN의 자회사인 NHN게임스의 대표를 맡아 경영을 총괄했다.

김 의장은 2010년 7월 NHN게임스와 웹젠이 합병하자 웹젠의 각자 대표를 맡았고 2012년 6월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김병관의 고민, 주식백지신탁제도

김 의장이 국회에서 게임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현실적인 고민을 풀어야 한다.

바로 주식백지신탁제도다. 주식백지신탁제도는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가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05년 11월 공직자윤리법을 통해 도입됐다.

주식백지신탁제도에 해당하는 당사자와 그 이해관계자는 업무와 관련한 3천만 원 이상의 보유주식에 대해 관리, 운용, 처분에 관한 권한 일체를 수탁기관에 매각을 전제로 위임해야 한다.

김 의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웹젠의 지분은 26.7%로 평가액이 2300억 원에 이른다. 김 의장은 NHN게임즈 대표를 맡으면서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높였고 NHN게임즈가 웹젠이랑 합병하면서 현재 지분을 얻게 됐다.

김 의장이 주식백지신탁제도 대상이 되느냐는 국회에서 어떤 상임위원회를 맡느냐에 달려있다.

김 의장이 교육문화체육위원회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를 맡게 된다면 김 의장의 업무가 보유주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반면 김 의장이 IT나 게임업계 관련 상임위원회를 맡지 않을 경우 주식백지신탁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19대 보건복지 위원회를 맡으며 주식백지신탁 논란을 피했다.

그러나 김 의장이 IT나 게임업계와 무관한 상임위원회를 맡는다면 김 의장이 당선된 의의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김 의장도 “교육문화체육위원회 같이 IT나 과학기술, 기업, 경제와 관련된 쪽에서 기여하고 싶다”며 “주식백지신탁은 상임위원회 배정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김병관, 2300억 웹젠 지분 어떻게 처리하나  
▲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14일 성남 분당 갑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부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병관, 주식 매각가능성은?

김 의장이 20대 국회가 열리기 전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전량 매각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근 웹젠은 지분구조에 큰 변화를 겪었다.

웹젠의 2대주주였던 NH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웹젠지분 19.24%을 중국게임회사인 아워팜에 전량 매각했다. 아워팜은 웹젠의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한 모바일게임 ‘뮤오리진(중국명 전민기적)’을 만든 천마시공이라는 회사의 모회사로 웹젠의 중국 쪽 파트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김 의장이 아워팜에 지분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워팜은 김 의장의 지분을 인수하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김 의장은 그동안 지분매각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김 의장은 “웹젠은 제 분신과도 같은 기업”이라며 “보유주식과 관련해서 문제가 생기거나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규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일단 웹젠 이사회 의장직에서는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은 부동산을 제외하고 다른 영리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김 의장은 “웹젠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곳으로 현재 김태영 대표가 전적으로 경영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영리활동은 불가능하므로 이사회 의장은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웹젠 관계자는 “김 의장은 웹젠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기에 국회의원 당선과 웹젠은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분 매각 또한 회사와 논의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