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자동차보험료가 올라간다. 한화손해보험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발표한 데 이어 여러 회사가 개인용 보험료를 올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회사들은 수익성 악화로 인한 불가피한 조처라고 말한다. 금감원은 중소 손해보험회사의 인상안은 허용하되 대형 손해보험회사는 허락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오른다  
▲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25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다음달 중순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5% 올린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수익성 악화 때문에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사업비를 빼고 보험회사가 받은 보험료와 지급한 보험금이 같은 손익분기점을 뜻한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이 제시한 적정 손해율은 77.0%다. 손해율이 77%를 넘어가면 적자라는 뜻이다.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를 넘었다. 관련 적자 규모만 600억 원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보험료를 1.5% 올리면 적자 규모가 100억 원 정도 줄어든다”며 “손해율만 보면 8% 이상 보험료를 올려야 하지만 가격경쟁력을 생각해 인상 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의 뒤를 이은 곳은 롯데손해보험이다. 이 회사는 오는 30일 임원회의에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상안을 제출한다. 올라가는 요금은 현재의 1~2% 정도다.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6월부터 가입자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내게 된다.


흥국화재와 하이카다이렉트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상안을 보험개발원에 맡겼다. 흥국화재는 1~2% 인상안 적정성 검증을 마쳤다. 하이카다이렉트도 2~3% 인상안을 내놓았다. 이 외에도 MG손해보험과 악사다이렉트 등등 몇몇 회사가 개인용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손해보험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금융감독원이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이 의무가입 보험이며 국민생활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회사도 금융감독원의 뜻에 따라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4년 동안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 자동차보험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심각하게 악화했다. 지난 12월 전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3.7%까지 치솟았다. 적정 비율인 77%보다 훨씬 높다. 결국 부담을 견디지 못한 중소 규모 회사가 자구책으로 개인용 보험료 인상을 내놓은 셈이다.


손해보험회사 관계자는 “전체 자동차보험료 수입에서 개인용 보험료가 75%를 차지한다”며 “이것을 올리지 않는 한 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중소 손해보험회사들의 이번 인상안을 허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회사는 건강보험 등 장기 손해보험 판매로 자동차보험 적자를 보전하는 것이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대형 손해보험회사의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여전히 허락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5개 대형 손해보험회사는 전체 자동차보험의 70%를 차지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형 손해보험회사는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대 초반으로 내려가 다시 안정을 찾고 있다”며 “다른 보험상품 판매로 충분한 이익을 거두고 있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상근거가 미약하다”고 말했다.


대형 손해보험회사들도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대신 영업용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로 시선을 돌렸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영업용과 업무용 보험료를 각각 평균 14.5%와 3.8% 인상했다. 현대해상 등 5개 회사도 양쪽 보험료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