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딜리온은 몰라도 중고나라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이사가 회사이름을 바꾼 이유다.

이 대표가 최근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고 회사이름을 중고나라로 바꾸면서 상장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승우, 중고나라로 회사이름 바꾸고 상장에 한 걸음 더 다가가

▲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이사.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나라는 최근 회사이름을 큐딜리온에서 중고나라로 변경했다. 

이승우 대표는 4일 회사이름 변경을 발표하면서 “큐딜리온은 끊임없이 많은(dillion) 질문(question)을 던져 올바른 길을 찾아간다는 의미”라며 “회사이름이 바뀌어도 창업정신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 안전하고 편리한 중고 거래 플랫폼 개발에 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나라는 네이버 카페로 17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국내 최대의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건수도 500만 건이 넘는다. 

중고나라의 월간 실사용자 수(MAU)는 1600만 명에 이른다. 명실상부 국내 중고 거래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중고나라를 운영하는 큐딜리온이 설립 5년 만에 이름을 변경한 것을 놓고 상장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앞으로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큐딜리온이라는 회사이름보다 인지도가 높은 중고나라가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고 거래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창업 이후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고나라의 상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경기 불황에 중고 거래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중고차를 제외한 국내 중고 거래시장 규모는 2008년 4조 원 대에서 현재 20조 원 규모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소비 부진을 겪고 있는 일본 역시 중고 거래시장 규모가 2015년 11조 원 수준에서 2017년 21조 수준으로 2년 만에 2배로 커졌다.

일본에서 이미 중고 거래기업의 상장 성공 사례도 나왔다. 일본 중고 거래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메루카리는 6월 상장했는데 상장 첫 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77%까지 오르는 등 등 시가총액이 5조 원대까지 불어났다. 2013년 창업 이후 5년 만에 성공적 상장 신화를 썼다.

이 대표는 중고나라 설립 후 기업가치를 착실히 끌어올리고 있다. 2015년 80억 원의 투자를 받았고 8월 JB우리캐피탈과 키움증권으로부터 50억 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금만 130억 원에 이른다. JB우리캐피탈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도 크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상장은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올해 42세다. 대학 시절 스포츠용품 온라인몰을 운영했고 2003년 12월 네이버 카페에 중고나라를 공동 개설했다. 

중고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로 경기가 침체된 것을 계기로 빠르게 성장했다. 회원 수가 1천만 명을 넘어서면서 몸집이 불어나고 거래 사기 등 안팎의 잡음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자 이 대표는 2014년 법인 큐딜리온을 출범했다. 법인 출범 후 스마트폰 전용 앱을 내놓고 사기 거래 방지 노력을 기울였다. 경찰청과 연계한 앱을 통해 개인 인증을 강화했고 안전결제, 편의점 택배, 용달배송 등의 거래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대표는 이 외에도 법인 출범 이후 비밀의공구(회원제 공동 구매), 주마(중고품 방문 매입), 내차팔기(중고차 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새로운 서비스는 순항하고 있다. 비밀의공구는 1년 만에 9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판매자(MJ) 1인당 평균 2억 원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마는 서비스 시작 이후 8개월 만에 15만㎏의 중고품을 수거했다.

이 대표는 현재 개인화 등 이용자 요구사항을 반영한 새로운 중고나라 앱을 준비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10월에 새로운 앱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