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김성태 '한국당 중앙당 해체', 박근혜 '천막당사' 그림자](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1806/20180618160353_150398.jpg)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중앙당 해체가 과거 한나라당의 천막당사처럼 궤멸 위기에 놓인 보수정당을 구해낼 수 있을까?
김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 해체를 선언했다.
그는 “당직자 전원의 사퇴서를 수리하고 혁신비대위 구성 위원회와 중앙당 해체를 위한 구태 청산 TF를 동시에 가동할 것”이라며 “직접 중앙당 청산위원장을 맡아 청산과 해체 작업을 진두지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집권당 시절의 방대한 조직구조를 다 걷어내고 원내 중심정당, 정책 중심정당으로 다시 세워갈 것”이라며 “기능적으로 효율적이고 조직적으로 실용적 원내정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중앙당사를 최소화하고 전국 당 자산을 처분해 조직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했다. 조직 혁신의 마무리 작업으로 당의 이름을 바꿔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그는 “이번이 국민이 부여한 마지막 기회”라며 “냉전과 반공주의를 떠나 평화와 함께 가는 안보정당, 일자리와 성장을 추구하는 경제적 실용주의 정당, 서민과 함께하는 사회개혁 정당으로서 혁신을 추구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중앙당 해체가 처음 나온 시도는 아니다. 2012년 1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터지자 남경필, 정두언, 김용태 등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은 구시대적이고 비대해진 중앙당 체제와 당대표직을 폐지하고 원내중심 정당체제 정착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는 비대위 체제에서 새누리당으로 재출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나라당 조직을 새누리당이 그대로 승계했기 때문에 중앙당체제 폐지는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전 네 차례의 혁신위와 비대위 체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나왔으나 채택되지 않은 중앙당 해체와 원내중심정당 전환 카드를 꺼낸 것도 실패한 개혁의 길을 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의 승부수가 통한다면 김 원내대표의 입지가 탄탄해질 뿐 아니라 이전보다 위상이 강화될 수도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박근혜 전 대표는 천막당사로 상징되는 개혁작업을 진행했다.
천막당사는 오래 가지 않았으나 한나라당은 2007년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도 당내 최대 계파로 남은 친박계의 대두를 바탕으로 대권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중앙당 해체 선언이 천막당사와 같은 성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김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어 개혁안이 구상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김 원내대표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가 탈당했다.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해 초대 사무총장까지 지냈다. 2017년 대선 전 복당해 원내대표까지 올랐으나 여전히 당내에는 그를 향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
게다가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원내대표 역할을 수행하며 친홍파로도 분류된 만큼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만큼 그의 입지는 불안한 편이다.
자유한국당의 재선의원들은 18일 회의에서 중앙당 해체 선언을 비판하며 김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비상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일방적 당 운영”이라며 “사퇴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가 월권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현직 당협위원장들로 구성된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역시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김 원내대표는 당권 장악 기도를 포기하고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