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왼쪽 세 번째)와 임직원들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개장을 앞두고 6월28일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직원들에게 ‘장군 스타일’로 통한다. 시원스럽게 직원들과 소통하고 공격적으로 경영을 이끈다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사드보복으로 2분기에 영업손실을 봤다. 장 대표로서는 체면을 구겼다. 한국과 중국 관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장 대표는 장군 스타일로 다시 실적 만회를 독려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이 당분간은 수익을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될 때까지 상품을 도매로 사가는 이른바 ‘보따리상’ 매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보따리상 매출은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보따리상들은 오로지 가격만 따지기 때문에 면세점 입장에서는 매출이라도 올리기 위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고 그만큼 수익은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사드보복의 직격탄을 맡았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끊기면서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98억 원을 냈다. 14년 만의 적자다.
3분기 실적에서 흑자를 내더라도 예전만큼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롯데면세점 점유율은 지난해 48.7%에 이르렀으나 올해 1~7월 42.3%로 6.4%포인트 떨어졌다. 2015년까지만 해도 롯데면세점은 국내시장에서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장 대표는 한중관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를 준비하면서도 해외면세점을 늘리는 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중관계가 회복되더라도 당장 롯데면세점의 수익이 좋아지기는 힘들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지금 재개돼도 여행 상품을 만들어 단체여행객들이 국내 면세점을 찾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돌아오더라도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 등이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어 롯데면세점은 예전만큼 수익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장 대표는 해외면세점 확대가 롯데면세점의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베트남 다낭에 공항면세점을 연 것을 비롯해 다섯 곳에서 해외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 면세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다시 유치해 국내사업을 회복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사업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1958년 태어나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줄곧 롯데에서 일해온 '30년 롯데맨'이다. 1986년 호텔롯데 총무부에 입사해 총무과장과 기획부문장, 롯데쇼핑 정책본부 운영실 상무 등을 거쳐 2015년 롯데면세점 대표에 올랐다.
장 대표는 지난해 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되찾고 “월드타워점 재개장과 해외면세점 확대로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장 대표가 직원과 소통에 노력한 덕분에 사드보복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사기는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