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이어 텍사스에 신규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정황이 파악됐다. 대만에 반도체 생산 공장이 집중된 데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1공장 사진.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이어 텍사스주를 비롯한 다른 지역을 새 반도체 공장단지 건설에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대만에 집중되어 있는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에 중국의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생산거점 다변화에 더욱 속도를 내는 전략으로 보인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30일 반도체 공장 설비와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TSMC가 미국에서 두 번째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보를 비롯한 대만언론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TSMC가 텍사스를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디지타임스는 TSMC의 텍사스 투자 계획이 초기 논의 단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디지타임스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아직 TSMC로부터 텍사스 공장 투자와 관련한 요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최대 12곳의 공장과 패키징 설비,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그러나 반도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산업용수와 전력, 토지와 인력 등이 부족해지면서 텍사스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처음 미국에 투자를 검토할 때도 텍사스가 후보 지역 가운데 하나였다고 보도했다.

TSMC는 2024년 4분기 애리조나 반도체 1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2공장 가동은 2027년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으며 3공장은 현재 건설이 진행중이다.

반도체 패키징 설비와 4번째 공장도 건축 허가를 신청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미국 고객사들의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동시에 대만 공장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투자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TSMC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공장은 현재 대만에 거의 모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중국의 침공을 비롯한 위협에 공급망 리스크를 키우는 배경으로 꼽힌다.

▲ 삼성전자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 사진. <삼성전자>

미국 정부는 이를 고려해 TSMC의 반도체 공장 투자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며 공급망 안정화와 미국 내 첨단 제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애리조나 공장 단지가 2나노 이하 반도체 전체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두고 있다.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 물량의 40%를 목표로 제시했다.

TSMC가 애리조나 공장 건설과 가동을 순조롭게 진행중인 점도 다른 후보지에 추가 투자를 적극 검토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미국 반도체 공장이 전력과 수자원 인프라 및 전문인력 부족, 비용 부담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떠올랐지만 이러한 문제를 대부분 만회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텍사스에 대규모 전자산업 단지 및 데이터센터가 구축되어 있어 TSMC의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대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텍사스주 테일러에도 2나노 기반 미세공정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도 텍사스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 단지인 ‘테라팹’을 구축하고 있다. 자연히 관련 소재와 장비, 부품 등 공급망 생태계도 갖춰지고 있다.

다만 텍사스주에 다수의 대형 반도체 공장이 단기간에 들어서면 인력 부족 문제가 벌어질 공산이 크다. 엔지니어를 비롯한 전문 기술인력 기반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디지타임스는 “TSMC는 이미 애리조나에서 숙련된 기술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자와 공장 운영에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TSMC의 협력사들이 미국 애리조나에 이어 텍사스에 추가로 공급망과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TSMC가 앞으로 약 10년을 바라보고 글로벌 고객사들의 수요와 지정학적 변화를 고려한다면 텍사스주와 같은 지역을 선택지로 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디지타임스는 “TSMC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전략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