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브르 수비랑 카이코 CEO가 29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2026) 참석차 한국에 온 앙브르 수비랑(Ambre Soubiran) 카이코(Kaiko)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카이코는 글로벌 가상자산시장에서 가격과 거래량, 유동성 등 시장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데이터 기업이다. 2014년 프랑스에서 설립돼 현재 파리와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은행과 자산운용사, 거래소, 수탁회사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약 250곳의 기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타이거리서치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최근 업비트와 한국 원화 가상자산시장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국내 가상자산업계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수비랑 CEO는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시장을 모두 경험한 금융 전문가다. 영국 런던 HSBC에서 주식파생상품 구조화 업무를 담당하는 등 전통 금융시장에서 약 10년 동안 경력을 쌓은 뒤 디지털자산업계로 자리를 옮겼다.
수비랑 CEO가 한국 가상자산시장에서 특히 눈여겨보는 특징은 ‘원화’다.
글로벌 가상자산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거래 통화로 쓰인다.
수비랑 CEO는 “한국은 거대한 시장으로 개인투자자의 활동도 활발하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데이터 관점에서 독특한 점은 상당한 거래가 스테이블코인이나 다른 가상자산을 거치지 않고 원화로 직접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국가에서 현지 통화를 기준으로 독자적 가격지표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 통화 거래가 충분하지 않으면 달러화 등 다른 통화를 사용해 가격을 다시 환산해야 한다.
수비랑 CEO는 이와 달리 한국은 원화 기준 데이터 상품을 만들 만큼 거래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원화 기준가격은 한국 시장의 독특한 가격 형성 구조 때문에 더욱 필요하다고 봤다. 같은 가상자산의 국내 원화시장 가격이 해외시장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이다.
수비랑 CEO는 “지금까지 가상자산 시장에서 만들어진 벤치마크는 대부분 미국 달러화 기준”이라며 “한국에서는 가상자산시장으로 진입하는 주요 통로가 원화이기 때문에 달러화 기준가격과 원화 기준가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치프리미엄’ 때문에 달러화 기준가격이 한국 투자자가 같은 자산에 진입하는 실제 가격을 반드시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에 원화로 표시된 벤치마크와 데이터 상품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화 기준 공정시장가치(Fair Market Value)는 수탁자산 평가와 장외거래(OTC) 가격 산정, 거래 벤치마크 등에 활용할 수 있다”며 “자산 가격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현지 통화로 표시된 데이터와 벤치마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비랑 CEO는 한국에서도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시장 참여가 늘어나면 이러한 데이터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가상자산이 하나의 자산군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에 투자하는 기관들은 위험관리와 보고,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조정하고 있다”며 “데이터는 이 모든 영역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가상자산시장의 성장과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에 필요한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카이코는 한국에서도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비랑 CEO는 “한국에서는 데이터와 벤치마크, 토큰화 시장을 위한 데이터 인프라 등 세 가지 측면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며 “더 많은 고객이 카이코의 한국 시장 데이터를 활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원화 표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상품(ETP)이 출시된다면 자산운용사들과 협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실제로 현재 한국의 대형 자산운용사와 가상자산거래소 등과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앙브르 수비랑 카이코 CEO는 기관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시장 데이터와 가격 기준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카이코>
수비랑 CEO는 “한국 규제당국이 토큰화 증권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며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등 관련 상품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바라봤다.
카이코는 가상자산뿐 아니라 토큰증권 등 토큰화한 전통 금융자산을 위한 데이터로도 사업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수비랑 CEO는 “가상자산은 투자할 수 있는 하나의 자산군이지만 블록체인은 자산의 토큰화와 추가적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라며 “앞으로 토큰화 시장과 토큰화 자산을 위한 데이터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토큰증권시장이 본격화하면 단순한 발행을 넘어 실제 금융거래에서 활용하는 단계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수비랑 CEO는 “토큰화 증권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에 활용하거나 담보로 사용할 수도 있다”며 “토큰화의 목적은 결국 그 자산을 실제로 활용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수비랑 CEO는 “토큰화 자산에 활용성을 부여하려면 가격이 필요하다”며 “토큰화 증권의 시장 데이터는 온체인 시장 인프라에서 매우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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