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출국금지 장기화에 따라 그의 네트워크에 기반한 미국 사업이 한동안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주요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 미국 공연이 진행되는 등 하이브 미국법인의 사업상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 속 방 의장의 공백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6일 하이브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방 의장에 대한 경찰의 출국금지 조치가 당분간 해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 의장은 최근까지 미국에 체류하며 현지 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하지만 2025년 8월 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직후 경찰로부터 출국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한미국대사관은 방 의장의 미국 방문 협조 요청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다음날 검찰에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하며 사실상 미대사관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이브는 국내에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해 각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방 의장이 직접 경영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안정적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미국 사업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 음악 시장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작동되는 만큼 방 의장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컴백 쇼케이스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통해 중계된 배경에는 하이브아메리카의 역할뿐 아니라 방 의장 개인의 네트워크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 의장은 미국 음악 산업 주요 인사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 컴백 쇼케이스 현장에는 마이크 반 빌보드 최고경영자(CEO)와 폴 톨레트 코첼라 창업자 겸 CEO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방 의장 및 아이작 리 하이브아메리카 CEO 등과 나란히 자리해 공연을 관람했다.
현재 하이브의 미국 사업은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방탄소년단(사진)의 월드투어 콘서트 '아리랑' 공연이 9월까지 미국에서 개최된다. <빅히트 뮤직>
핵심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은 군 복무 이후 첫 완전체 월드투어 ‘아리랑’ 공연을 9월까지 미국에서 개최한다.
또한 하이브는 현재 하이브아메리카를 통해 글로벌 아티스트를 육성하며 미국 시장에서 입지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현지화 걸그룹 캣츠아이는 이달 발표한 신곡 ‘핑키업’이 빌보드 핫100 차트 28위에 오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이브는 올해 캣츠아이에 이어 두 번째 글로벌 걸그룹 론칭도 준비 중이다.
하이브는 2025년 미국 법인에 대한 대대적 구조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프로듀싱과 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통합형 엔터테인먼트 구조를 구축해 이른바 ‘K팝 방법론’을 현지에 적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비용이 크게 늘어나며 2025년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49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2544억 원으로 확대됐다.
하이브는 2021년 약 1조 원을 투입해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수익을 내기보다는 투자를 집행하는 단계에 머무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사업을 총괄하는 법인 하이브아메리카는 2025년 323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하이브 전체 연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하이브아메리카가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에 방 의장의 부재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프로듀싱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 의장은 캣츠아이 등 하이브아메리카 아티스트의 앨범 제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캣츠아이 최대 인기곡으로 꼽히는 ‘날리’를 비롯해 최신곡 ‘핑키업’의 크레딧에도 방 의장은 ‘힛맨뱅’이라는 활동명을 올렸다.
더불어 방탄소년단의 미국 그래미어워드 수상을 위해서도 방 의장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미어워드 수상을 위해서는 현지 네트워크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미어워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2021~2023년 연속으로 그래미어워드 후보로 지명됐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