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공정 중고장비 유통업체 서플러스글로벌이 코스닥에 상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정웅 대표는 ‘통째로 사서 나눠 파는’ 비즈니스모델을 적용해 서플러스글로벌을 키웠다.
◆ 서플러스글로벌, 코스닥 상장
서플러스글로벌은 18일 공모주청약을 시작했다. 공모가는 8천 원이고 코스닥에는 25일 상장된다.
서플러스글로벌은 2000년 설립한 반도체 중고장비 유통업체로 반도체 중고장비 매입매각과 장비임대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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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는 공정마다 특화한 장비를 생산해 반도체 중고장비 유통업체보다 수요처 범위가 좁다고 알려졌다.
서플러스글로벌은 16년 동안 1만5천 대가 넘는 중고장비를 세계 40개 나라에 유통했고 2천 여 개의 매입·매출처를 확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마이크론, TSMC, UMC 등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로부터 매입해 주로 TSMC, UMC, SMIC, 동부하이텍 등에 매각하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연결기준으로 2015년에 매출 954억 원, 영업이익 142억 원을 냈다. 2014년보다 매출은66%, 영업이익은 82% 늘었다. 2016년에는 3분기까지 매출 734억 원, 영업이익 138억 원을 거뒀다.
이번 공모로 확보하는 자금 342억 원 가운데 50억 원을 연구소설립과 연구개발용 장비구매 등 연구개발비로 사용한다. 나머지 자금 가운데 49억 원을 차입금 상환에, 90억 원을 부지매입·건물설립 등의 본사이전 비용에, 153억 원을 상품매입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앞으로 반도체 전공정에 쓰이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용 에칭장비 등의 장비개발사업으로 진출할 계획도 세웠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는 최근 “약 5만6천여 ㎡의 반도체 중고장비 클러스터(산업집적지역)를 조성하고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정웅, 일괄매입·분리매각의 비즈니스모델
김정웅 대표는 일괄매입과 분리매각으로 요약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세워 서플러스글로벌을 키워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2000년에 설립됐으며 2016년까지 5년째 세계 반도체 중고장비 거래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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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플러스글로벌이 중고 반도체장비를 보관하는 창고 모습. |
김 대표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세계입찰에 뛰어들기 때문에 중고장비를 경쟁사보다 5% 싸게 사고 반도체생산업체와 직거래해 경쟁사보다 5% 비싸게 판다”고 말했다.
서플러스글로벌 관계자는 “한 번에 많이 사서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문닫는 업체들도 장비를 팔지만 생산라인을 전환하는 대형업체들이 팔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구축한 세계적인 판매망도 높은 이익을 내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 대만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전 세계 입찰에 대부분 참여한다.
김 대표는 최근 “서플러스글로벌은 중고 반도체장비시장의 글로벌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장비를 유통하는 데 중고장비의 가치를 평가하는 능력을 특히 강조한다.
그는 “반도체 장비 중고거래는 적정한 밸류에이션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재고부담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나와 코오롱상사와 한라자원의 영업팀을 거친 상사맨이다. 장사할 물건을 찾다가 반도체장비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