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장수’로 유명한 김장수 주중 대사(전 국가안보실장)가 국회 청문회에서 말바꾸기 논란을 일으키며 '꼿꼿장수'라는 이름에 먹칠을 했다.
김 대사는 14일 열린 박근혜 게이트 3차 국회 청문회’에서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놓고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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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수 주중 대사. |
김 대사는 11월28일 중국대사관 정례간담회에서 중국 특파원들에게 “세월호 사건 당시 박 대통령이 전화로 유리창을 깨서라도 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해 박 대통령을 엄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김 대사는 2주 만에 국회 청문회에서 입장을 바꾸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 대통령이 언제 지시했냐”고 추궁하자 김 대사는 “난 들은 것 같은데 청와대에서 그런 워딩이 없다고 한다”며 “내가 착각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김 대사는 박 대통령과 7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박 대통령의 직접 지시는 2014년 4월16일 오전 10시30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에게 걸었던 전화 한통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사는 또 세월호 사건 당시 박 대통령의 소재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김 대사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지휘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보여줬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기춘 실장이 2차 청문회 당시 발언한 ‘해군참모총장의 통영함 투입명령과 미군의 도움 제안을 막은 것은 김장수 안보실장’이라는 말이 사실이냐”라고 질문하자 김 대사는 “그런 적 없다”며 “상황 보고가 끝나고 비서실에 상황 전파가 되면 사회안전비서관이 있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컨트롤하게 된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김장수 전 안보실장에게 떠밀고 김장수 전 실장은 김기춘 전 실장에게 떠밀고 있다”며 “꽃같은 아이들이 수장되는 절체절명의 시간에 이걸 국민 앞에 변명이라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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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수 주중대사가 2007년 10월2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 |
김 대사는 이명박 정부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맡으며 외교안보분야 컨트롤타워 역할도 맡았다.
김 대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가 초동대처를 잘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위기관리센터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해 ‘책임회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 뒤 김 대사는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국가안보실장 자리를 넘겨줬고 지금은 중국주재 대한민국 대사를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