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내년 금융업 소폭 성장, 은행업은 고금리에도 수익성 악화"

▲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작성한 2024년 금융산업 전망 기상도. 구름은 '중립', 우산은 '부정'을 의미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비즈니스포스트] 내년에 금융산업이 소폭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25일 하나은행에 소속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경기 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내년 금융산업은 소폭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업은 기업대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가계대출이 더딘 회복세를 보이면서 은행 자산 성장률도 둔화할 것으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봤다.

개인사업자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자산건전성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완만하게 하락하겠지만 대손비용이 늘면서 은행 전체 수익성은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은행업 업황을 “지난 5년 중 가장 낮은 성장성과 치열한 은행 사이 경쟁을 보일 한 해”라고 요약했다. 

증권업은 내년에 주식중개(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성은 개선되나 부동산 금융의 부진으로 전반적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리인하 및 기업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로 투자심리가 개선돼 주식 거래대금이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기업의 직접자금조달 수요 회복이 예상되나 IB(투자금융) 부문의 뚜렷한 수익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보험업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에 따라 보장성보험 부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생명보험은 저축성 보험 판매가 둔화하고 손해보험은 장기보험 성장으로 양호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보험업 수익성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 등 회계기준 변경 효과가 점차 완화하면서 정체될 것으로 바라봤다. 

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보험 비교 추천이 활성화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제판분리(보험상품 개발과 판매 채널의 분리)가 정착될 것으로 봤다.

여신전문금융업은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카드업은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치고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캐피털업도 자동차 산업 회복으로 리스·할부 부문은 성장하겠으나 조달비용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대손비용 부담은 클 것으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전망했다. 

올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업은 은행과 수신금리 경쟁과 부동산 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적자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4년 금융회사들은 단기적 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되 생산성 향상,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며 “고금리, 강화된 자본규제에 더해 고령화가 고착화되는 만큼 금융산업은 이제 고비용 구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연구위원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성 제고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금융 플랫폼을 고도화화고 시니어 케어, 토큰 증권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체화하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