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나노로 엔비디아 GPU 수주 가능성, 경계현 자신감 근거는 GAA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첨단제조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 공법을 앞세워 3나노 공정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을 바탕으로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가 3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이전 공정보다 낮은 성능 향상을 보인 데다 미디어텍에 공급한 3나노 모바일 AP도 발열 논란에 휩싸인 점이 삼성전자의 수주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에 적용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앞세워 수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GAA가 적용된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IT정보유출자 레베그너스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삼성전자는 2025년에 엔비디아 GPU 대량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바라봤다.

GAA는 반도체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채널과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다. 채널과 게이트 접촉면이 3면에 그치는 기존 ‘핀펫’ 방식보다 게이트의 통제력이 더 강화돼 전력을 적게 소모하고도 성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누설전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반면 파운드리 세계1위 TSMC는 3나노 공정에 기존 핀펫 방식을 적용하고 GAA 기술은 2나노 공정에 진입할 때 적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 사장은 3나노 공정에서 첨단기술인 GAA를 적용한 점을 적극적으로 고객사에 알림으로써 수주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사장은 최근 모교인 서울대학교 강연에서 “삼성전자가 20년 간 준비해온 기술인 GAA의 창조자로서 경쟁사를 앞서는 모습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해외매체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연구원들도 반도체 산업에서 GAA기술의 도입은 최첨단 시스템반도체에 분야의 기념비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연구원들은 “차세대 반도체 칩에 GAA 기술이 도입되면 반도체의 성능과 전기효율성 측면에서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며 “삼성전자는 이미 GAA 기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3나노 이하 파운드리에서는 기술적 난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이미 3나노 GAA 수율이 60% 이상 올라온 삼성전자가 앞으로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여기에 TSMC의 3나노 공정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도 경 사장에게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와 전자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TSMC의 3나노 수율은 55%로 추정되며 최대치를 잡아도 60% 이하인 것으로 추산된다. 

TSMC는 3나노 공정에서 안정성을 위해 기존 핀펫 공정을 선택한 점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파악된다.

TSMC는 핀펫 공정에 독자적인 ‘핀플렉스’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이를 해결했다며 수율이 80%에 이른다고 주장한 바 있지만 이는 상당히 과장된 수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증권전문지 시킹알파는 “반도체업계에서 TSMC의 3나노 미세공정에 기대하던 수준의 성능 발전은 2026년 2나노 공정에서야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3나노로 엔비디아 GPU 수주 가능성, 경계현 자신감 근거는 GAA

▲  TSMC의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웨이퍼 이미지.

TSMC 3나노 공정의 기술적 한계는 이를 통해 제조된 반도체의 품질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17 프로의 성능은 전작인 A16 바이오닉과 비교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0%, 그리픽처리장치(GPU) 성능은 20% 향상되는데 그쳐 애초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마저도 연산과 계산을 담당하는 핵심부품 코어를 기존 5개에서 6개로 늘린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TSMC의 3나노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미디어텍의 모바일 AP ‘디멘시티 9300’도 공개전부터 발열문제가 불거져 TSMC의 고객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T정보유출자 에반블라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300이 과도한 발열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애플이 현재까지 TSMC의 3나노 공정 반도체 생산물량 가운데 약 90%를 독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가 주력 제품 위탁생산을 TSMC에 맡기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IT전문 매체 하드웨어타임스는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TSMC를 대체하며 3나노 공정 수주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바라봤다.

하드웨어타임스는 “삼성전자 3나노 공정의 집적도(하나의 칩에 들어가는 소자의 수)가 TSMC 5나노 공정보다 10~15% 가량 뛰어나다면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