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나노 공정으로 엔비디아 반도체 수주 전망, ARM 지분투자 효과 기대

▲ 대만 TSMC가 ARM에 지분 투자 효과를 통해 애플 및 엔비디아 반도체 위탁생산에 긍정적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SMC가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 제18공장.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RM의 미국증시 상장 과정에 전략적 투자자로 잠여하면서 향후 파운드리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성과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SMC가 2나노 공정에서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주문을 수주할 때도 ARM에 지분을 투자한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14일 대만 IT전문지 테크뉴스에 따르면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TSMC가 ARM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이유는 인텔과 ARM의 파운드리 협력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인텔이 2025년 도입하는 18A(1.8나노급) 미세공정으로 ARM 설계 기반의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하면서 TSMC가 적극적으로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의미다.

ARM은 애플과 삼성전자, 미디어텍과 퀄컴 등 기업이 출시하는 모바일 반도체의 핵심 설계기술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기업의 반도체는 대부분 TSMC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인텔은 최근 ARM과 18A 공정에서 협력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모바일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진출 계획을 내놓았다. TSMC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떠오른 것이다.

자연히 TSMC 입장에서는 ARM과 다시금 협력 관계를 재확인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ARM이 미국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며 전략적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 TSMC에게는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TSMC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ARM 지분을 최대 1억 달러(약 1328억 원) 규모로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궈밍치는 “TSMC의 지분 투자는 2나노 공정에서 ARM과 더 가까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ARM 기반 반도체를 파운드리 및 패키징 생산에 최적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ARM과 협력이 TSMC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 및 애플과 협업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예측을 제시했다.

궈밍치는 “애플과 엔비디아는 2026년부터 각각 차세대 아이폰 프로세서와 인공지능 반도체 신제품을 TSMC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애플은 모바일 프로세서,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ARM을 주요 협력사로 두고 있다.

자연히 TSMC가 ARM에 지분을 투자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이들 고객사와 더 긴밀한 관계를 확보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ARM은 TSMC의 지분 투자 발표가 나온 뒤 공모가를 51달러로 확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의 최상단 수준에 해당한다.

첨단 파운드리 분야에서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 TSMC의 투자 발표가 ARM의 지분 가치 산정에 유리하게 기여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TSMC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인텔, 애플과 구글, 엔비디아 등 기업이 ARM 상장 뒤 지분 투자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TSMC가 ARM에 지분 투자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아직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궈밍치는 TSMC의 투자 결정에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며 “현재의 3나노 미세공정을 2나노 공정으로 순조롭게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