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8-08 16: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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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새내기주들의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첫 1조 원대 시가총액으로 주목을 받은 파두도 주식 시장에서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기업공개(IPO) 시장 과열이 사그라들고 옥석가리기 장세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던 다른 대어급 공모주들의 계산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 대어로 시장의 기대를 받았던 파두가 8일 전날에 이어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두는 전날보다 4.89%(1350원) 상승한 2만895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인 상장 첫날 하락분(-10.97%)을 일부 되돌렸으나 공모가인 3만1천 원을 넘어서진 못했다.
파두 주가는 전날에 이어 고가 기준으로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은 차익을 실현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당초 제기됐던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주식 물량)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파두의 상장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상장주식의 38.92%에 이르는데 상장 당일부터 매도가 가능해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새내기주들의 잇단 흥행 실패, 주가변동성 확대에 따른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 등 시장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2주 동안 증시에 입성한 6개 기업 가운데 엠아이큐브솔루션을 제외한 5개 기업은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4개 기업은 이날 기준으로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파두의 흥행 성적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올해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인 대형 공모주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파두의 뒤를 이어 하반기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는 대형 공모주에는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 있다.
애초 시장이 파두에 주목했던 것은 파두가 올해 상장에 도전한 기업 가운데 첫번째 '대어'였기 때문이다. 대형 공모주들은 시장에서 주목을 많이 받는 만큼 개별 공모주의 성적이 투자심리와 시장상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파두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1조5천억 원으로 올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다. 올해 들어 중소형 공모주 중심으로 흥행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대형 공모주 흥행여부에 대한 관심도 큰 상황이었다.
▲ 파두와 거래소 관계자들이 7일 한국거래소 서울 홍보관에서 열린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 참석해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거래소>
파두가 대형 공모주 가운데 처음으로 상장 과정을 밟으면서 하반기 IPO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앞서 7월 공모주 시장의 흥행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파두 흥행 이후 다른 대어급 공모주들이 상장 일정을 앞당겨 추진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왔으나 당초 기대가 빗나가게 됐다.
파두 등 공모규모가 큰 공모주들은 기관당 배정되는 규모가 크게 때문에 기관투자자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앞서 대어로 꼽혔던 더블유씨피(WCP)의 경우 상장 이후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해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 이때 기관투자자들이 크게 손실을 낸 점이 지난해 연말 IPO 시장의 냉각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더블유씨피는 이후 9달이 지난 후에야 2차전지 열풍에 힘입어 공모가 수준을 처음으로 회복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 동안 공모주 펀드에서는 900억 원 가까운 자금이 순유출됐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일부 종목들의 상장 철회와 증시 부진 등으로 공모주 투자열기가 다소 식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이어 "2023년 하반기 IPO 시장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부 종목의 고평과 논란과 양극화된 시장의 모습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온 공모주 투자의 강점과 하반기 다수의 대어급 IPO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