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배터리 설비업체 간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가운데 필에너지는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다. 고객사로 인한 안정성과 새로운 아이템으로 K-배터리 설비사업의 선두에 서겠다.”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이사가 29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뒤 전략을 밝혔다.
 
삼성SDI 투자 필에너지 코스닥 도전, 김광일 "K-배터리 설비시장 선도할 것"

▲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필에너지의 상장 뒤 포부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필에너지>


필에너지는 2차전지 제조공정의 핵심 설비를 양산하는 기업이다. 2020년 모회사인 필옵틱스로부터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으며 2차전지 조립공정의 핵심 설비인 레이저 노칭 공정 설비와 스태킹 공정 설비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필에너지는 특히 삼성SDI와 관계가 깊다. 삼성SDI가 지분 20%를 투자한 바 있으며 필에너지 주요 임직원들도 대부분 삼성SDI 출신이다.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이사도 삼성SDI 생산기술센터장(전무)을 지냈다.

필에너지는 삼성SDI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5년 레이저 노칭 설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삼성SDI의 양산라인에 공급한 바 있으며, 2020년부터는 스태킹 장비를 개발해 삼성SDI에게 단독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99.6%가 삼성SDI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안정적인 수주처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설립 초기 매출 174억 원에서, 2022년에는 10배 이상 높은 1897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적자에서 2022년 168억 원을 내는 등 빠르게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2022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8.9%로 집계됐다. 김광일 대표는 “2차전지 설비업체 가운데 굉장히 높은 편이다”고 평가했으며, 필에너지 관계자는 “단일 장비를 대량 생산하면서 동종업계 대비 영업이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가 공격적으로 설비를 늘리면서 필에너지의 실적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김 대표는 “주요 고객사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는 바로 필에너지의 매출과 직결된다”며 “삼성SDI와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봤다. 

여기에 필에너지는 앞으로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필에너지는 2027년까지 다른 고객사 매출 비중을 4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4680 원통형 배터리 설비 사업과 전고체전지 설비, 연로전지 설비를 통한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날 김 대표는 “4680 시장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우리가 상당부분 시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각오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에너지는 공모 주식 수는 전부 281만2500주로 1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6300~3만 원이다. 이에 따라 필에너지는 공모가 기준 740억~844억 원을 조달하게 된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은 레이저 노칭 설비 고도화 및 원통형 이차전지 제조 자동화 신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운영 자금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분구조가 현재 필옵틱스(80%), 삼성SDI(20%)로 단순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 주식 수는 27.8%로 적은 편에 속해 오버행(대량의 매도가능 물량)에 대한 우려도 낮은 편이다. 

필에너지는 이날부터 30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7월5~6일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해 7월1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