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차기 사장의 인선구도가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24일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과 이훈복 대우건설 전무 두 사람 사이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재공모 절차를 밟기로 했다.

  대우건설 사장 인선 난항, 대우조선해양과 닮은꼴  
▲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공교롭게도 대우건설 차기 사장의 선임과정이 1년여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과정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두 회사는 산업은행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어렵사리 사장을 선임했지만 과거 부실이 드러나며 전임 경영진이 검찰수사를 받는 파국을 맞았다.

대우건설 사장 선임의 꼬인 실타래는 어떻게 풀려나갈지 더욱 주목된다.

대우건설은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해 외부인사를 포함한 재공모 절차를 밟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7월1일까지 사장후보 지원을 받기로 했다.

박영식 사장의 임기가 7월14일 만료되면서 대우건설은 차기 사장 선임절차를 밟고 있다. 당초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박영식 사장과 이훈복 전무를 차기 사장후보로 결정하고 10일 최종 면접과 사업 계획 발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후보 결정은 미뤄져 왔다. 산업은행이 최근 대우조선해양 비리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의사 결정에 신중해 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영식 사장의 임기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여러 뒷말이 무성했다. 최대주주 산업은행이 이미 박영식 사장 교체를 결정한 상황에서 전무급 인사를 후보로 내세워 외부 낙하산을 끌어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사장후보추천위는 차기 사장 후보군을 회사 바깥까지 확대했다. 이를 통해 후보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주요 건설사 대표 가운데 상당수가 임기를 마쳤으나 포스코건설을 제외하고 모두 재선임에 성공했다. 포스코건설은 2월 포스코그룹 인사에서 황태현 전 사장을 한찬건 사장으로 교체했다.

대부분 건설사에서 임기 만료 CEO들의 인사가 원만하게 이뤄진 반면 대우건설만 차기 사장 인선에 잡음이 일고 있는 모양새다. 대우건설이 주인없는 회사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건설 사장 인선 난항, 대우조선해양과 닮은꼴  
▲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대우건설 사장 인선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사장 인선 과정과 흡사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우건설과 마찬가지로 부사장 후보군 가운데 내부승진자를 배제했고 임기가 끝나도록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월 고재호 전 사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후임 사장을 결정하지 못했다. 고재호 전 사장이 당시만 해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대주주 산업은행이 교체를 추진하면서 후임 인선은 안개 속에 빠져들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처음에는 내부 승진이 점쳐졌으나 사장 선임이 지연되는 사이에 사장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부사장단이 대거 해임됐다. 대우조선해양 안팎에서 외부인사를 앉히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결국 산업은행은 정성립 사장을 대우조선해양 대표로 선임했고 고재호 전 사장은 임기를 5월까지 연장한 끝에 물러났다. 대우건설 역시 신임 사장의 선임절차가 지연될 경우 박영식 사장이 시한부 대표로 당분간 회사를 경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