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7월 한 달 스팩(SPAC)을 제외하고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은 모두 9곳이다.
역대 최대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부터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 2.51대 1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까지 흥행은 극과 극을 달렸으나 모두 상장에 성공했다.
▲ 7월 9개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오는 8월에는 대성하이텍과 쏘카가 코스닥·코스피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사진은 박재욱 쏘카 대표(오른쪽)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22일 PLCC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촬영한 기념사진. <연합뉴스> |
7월에 나타난 공모시장의 회복 흐름에 따라 8월9일 상장 예정인 에이치와이티씨도 무난하게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기업공개 정보업체인 아이피오스탁에 따르면 7월 한 달 상장을 추진한 9개 기업의 총 공모금액은 6269억 원이다. 지난달(3232억 원)과 비교해 약 2배 늘었다.
7월 들어 미국의 기준금리가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수준으로 결정되고 여러 경제지표들도 전망치와 비슷하게 나타나면서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이 많이 누그러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가 하반기에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성일하이텍이 되살린 공모시장, 2차전지 관련주들 잇따라 흥행 성공
7월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성일하이텍이다.
성일하이텍은 11~12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 때 경쟁률 2269.7대 1을 기록하며 ‘하반기 코스닥 대어’로 떠올랐다. 18~19일에 진행한 일반 공모청약에서도 120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워낙 경쟁률이 높았기 때문에 성일하이텍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에 이르는 것)에 성공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28일 상장한 성일하이텍 주가는 공모가(5만 원)보다 76.5%(3만8200원) 높은 8만82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시초가(9만9900원)와 비교하면 10.91%(1만800원) 낮은 수준이며 따상에는 실패했다.
성일하이텍은 2000년 설립된 2차전지 재활용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국내 유일 2차전지 리사이클링 일괄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성일하이텍 외에 에이치와이티씨(HYTC), 새빗켐, 에이치피에스피(HPSP). 영창케미칼이 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2차전지 관련주로 분류되는 에이치와이티씨와 새빗켐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각각 1480.8대 1, 1670.9대 1로 나타났다. 에이치와이티씨는 29일까지 일반 공모청약을 마친 뒤 8월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새빗켐은 26~27일 실시한 일반 공모청약에서 경쟁률 1724.96대 1을 기록했다. 새빗켐의 코스닥시장 상장 예정일은 8월4일이다.
에이치피에스피는 반도제 고압열처리 장비업체로 6월29~30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1511.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6~7일 실시한 일반 공모청약에서 1159.05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에이치피에스피는 15일 상장했는데 첫 날 따상에 성공한 뒤 장중 상승폭이 줄어 4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창케미칼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화학소재 제조업체다. 6월27~28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당시 경쟁률 1616.27대 1을 기록했다. 4~5일 실시한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은 1363대 1이다.
영창케미칼은 상장 첫 날인 14일 공모가(1만860원)보다 낮은 1만8400원에 장을 시작해 1만645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시초가보다 10.60%(1950원) 낮은 가격이다.
◆ 한 자릿수 경쟁률로 흥행 실패한 기업들 상장 이후 주가는?
반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루닛과 항체의약품 전문 기업인 에이프릴바이오, 친환경 첨단 회로소재 제조기업 아이씨에이치(ICH)는 사전 흥행에 실패했다.
루닛은 7~8일 이틀 동안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7.1대 1로 집계됐고 12~13일 실시한 일반 공모청약에서도 경쟁률 9대 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낮은 경쟁률로 몸값을 낮춘 덕에 상장 첫 날인 21일 루닛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루닛 주가는 공모가(3만 원)보다 높은 3만8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상한가(4만 원)로 장을 마쳤다.
에이프릴바이오도 마찬가지다. 기관 수요예측(13~14일)에서 경쟁률 14.43대 1로 집계됐으며 일반 공모청약(19~20일) 경쟁률도 4.76대 1에 그쳤다.
28일 상장한 에이프릴바이오의 첫 날 주가는 2만1850원으로 장을 마쳤다. 공모가(1만6천 원)보다 36.56%(5850원), 시초가(1만9500원)보다 12.05%(2350원) 높다.
아이씨에이치의 기관 수요예측(13~14일) 경쟁률도 57.3대 1로 부진했다. 일반 공모청약(19~20일) 경쟁률은 그보다 높은 437.85대 1을 기록했다.
아이씨에이치는 29일 상장했는데 상장 첫 날부터 주가가 떨어졌다. 장 시작과 동시에 오름세를 보이며 3만3800원까지 올랐으나 정오를 기점으로 내림세로 전환해 하락폭을 계속 키웠다.
이날 아이씨에이치 주가는 시초가(3만600원)보다 11.76%(3600원) 떨어진 2만7천 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3만4천 원)보다는 20.59%(7천 원) 하락한 금액이다.
7월 유일하게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수산인더스트리도 사전 흥행에는 실패했다.
플랜트 종합기업인 수산인더스트리는 기관 수요예측(14~15일)에서 경쟁률 130.4대 1, 일반 공모청약(20~21일)에서 경쟁률 3.4대 1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수산인더스트리는 8월1일 상장 예정이며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코스피시장 입성 기업이 된다.
◆ 8월 공모주 시장 살아날까, 2차전지 관련 대성하이텍과 기업가치 1조 원 쏘카 출격
8월에는 대성하이텍과 쏘카가 공모주 시장에 나온다.
대성하이텍은 코스닥시장에, 쏘카는 코스피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대성하이텍은 1995년 설립된 2차전지 장비에 쓰이는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정밀부품사업부터 2차전지 장비 부품, 해외 방산 부품, 전기차 및 수소차 배터리 부품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최근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IPO 흥행을 이끌었던 만큼 대성하이텍을 향한 시장의 기대도 크다.
대성하이텍은 8월4~5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격을 확정한 뒤 9~10일 이틀 동안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7400원~9000원이며 희망 공모금액은 246억~299억 원이다.
대성하이텍은 이번 공모를 통해 332만2560주를 모집하는데 신주 78.25%, 구주 21.75%다. 구주 매출 대상은 최우각 대성하이텍 회장 보유분이다.
신한금융투자가 대표 주관하며 8월19일 코스닥시장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상장한다.
대성하이텍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126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56.61%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쏘카는 카셰어링(차량공유) 기업이다.
2011년부터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해 관련 매출을 꾸준히 늘렸으며 최근에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시장에서는 쏘카의 기업가치를 1조 원 넘게 책정하기도 했다.
쏘카는 8월4~5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0~11일 일반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3만4천~4만5천 원이며 희망 공모금액은 1547억~2048억 원이다.
쏘카는 이번 공모를 통해 455만주를 모집하는데 100% 신주 모집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삼성증권이 공동주관회사로, 유안타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코스피시장 상장 예정일은 8월23일이다.
쏘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890억 원, 영업손실 210억 원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이 56.61%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늘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