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상반기 공모주시장은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효과 덕분에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공모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인 것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공모주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신규상장 공모기업 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감소했다.
 
상반기 공모주, 공모규모 커졌지만 증시급락에 투자심리 위축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모규모는 13조6475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는 이미 청약일정을 발표한 쏘카 이외에도 현대오일뱅크 등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기업공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모규모는 13조64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하며 지난해 상반기 5조6천억 원과 비교해 무려 144% 급증했다.

이 가운데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공모금액만 12조7500억 원에 이른다. LG에너지솔루션 효과를 제거하고 나면 상반기 공모규모는 1조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반기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스팩(SPAC)을 제외하면 모두 32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3개 기업, 코스닥 29개 기업이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 4곳, 코스닥 36곳 등 모두 40개 기업이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20% 감소했다. 

공모주의 주가 흐름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부진했다.

지난해 상반기 공모주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대비 평균 71% 상승했고 첫날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한 종목은 10%로 단 4개에 불과했다.

반면 올해에는 첫날 종가가 공모가를 넘기지 못한 종목이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11개였다.

상반기 신규상장 공모주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평균 38%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공모주들의 주가 성적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600%가 넘는 공모가 대비 수익률을 기록하는 종목도 있다.

3월23일 증시에 입성한 공구우먼은 6월30일 2만5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구우먼의 공모가는 2만 원이었지만 무상증자에 따른 주가 조정을 감안하면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660%에 이른다. 공구우먼이 보통주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데 따라 8만9900이었던 주가가 1만5천 원으로 조정됐다. 

올해 상반기에 무려 660%의 수익률을 기록한 공모주가 탄생했지만 공모주시장은 대체로 지난해보다 침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상반기에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참혹한 결과를 받아든 기업이 속출하며 공모주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2월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3월에는 대명에너지와 보로보이가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5월에는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무려 3곳의 기업이 상장 계획을 취소했다.

대명에너지와 보로노이가 재수 끝에 증시에 입성했지만 올해 들어 기업공개를 철회한 사례는 무려 6건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상장 철회를 결정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고 하반기에만 2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장철회 사례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는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상반기에 공모주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에 도달하지 못하는 기업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공모주 가운데 공모가 범위 상단을 넘긴 곳은 약 28%로 9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무려 60%에 육박하는 23곳의 기업이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던 것과 비교된다. 

카셰어링 기업 '쏘카'가 8월 상장을 목표로 6월2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현대오일뱅크는 6월29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오일뱅크도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쏘카와 현대오일뱅트 등이 상장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지난해에 비해 다소 위축된 공모주시장의 분위기를 앞으로 반전시킬 수도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서 나온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