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퇴직 10년 만에 퇴직금 9억 여 원을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2부는 김 전 부회장이 현대아산을 상대로 낸 퇴직 위로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윤규, 현대아산 상대 '퇴직금 9억' 소송에서 패소  
▲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김 전 부회장은 1999년 현대아산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남북경제 협력 사업을 주도하다가 2005년 3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적발돼 2005년 10월 주주총회에서 해임됐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김 전 부회장은 남북 경협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개인비리와 직권남용, 독단적인 업무처리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김 전 부회장은 해임된 지 10년 후인 지난해 대표이사 재직기간인 6년 8개월 동안의 퇴직금 9억 여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부회장은 “해임사유인 회사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불명확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아산은 임원의 귀책사유로 주주총회 해임 결의를 받아 퇴임하는 경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송에서 재판부는 현대아산이 김 전 부회장에게 퇴직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회장의 귀책사유가 직무에 관해 부정행위나 법령, 정관에 위반한 중대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 불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 전 부회장이 해임결의 당시부터 10년 가까이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고 재판과정에서도 해임 결의 사유가 없다는 구체적인 입증을 하지 않아 아무런 이유없이 해임을 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전 부회장은 현대가의 마지막 가신으로 불린다. 그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혔다.

김 전 부회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엔지니어 출신으로 1969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그는 1998년 현대그룹 남북경제협력사업단장으로 대북사업에 참여했으며 현대건설과 현대아산 사장을 지내다가 현대아산 부회장까지 올랐다.

김 전 부회장은 현대그룹을 떠난 뒤 2006년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을 통해 독자적으로 대북사업을 벌였다.

김 전 부회장은 대북사업을 위해 건설업체 ‘세양건설’을 인수해 회사이름울 아천세양건설로 바꿨는데 이 회사는 2008년 12월 어음 만기금액을 입금하지 못해 최종적으로 부도처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