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다.

1일 미국 뉴욕증시의 시간외거래를 기준으로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5700억달러(685조7100억원)를 기록해 5346억달러(643조1200억달러)에 그친 애플을 추월했다.

구글이 시총에서 애플을 앞서기는 6년 만이다.

  구글 지주사 알파벳, 애플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 등극  
▲ 선다 피차이 구글 CEO.
이날 장 종료 후 구글은 6% 오른 가격에 거래됐고 애플은 장 종료 후 0.07%가 하락해 두 회사의 순위가 역전됐다.

알파벳이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 것은 지난해 4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낸 데 대해 시장이 호흥했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장 마감 후 내놓은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13억3천만달러(25조6599억원)를 냈다고 밝혔다. 2014년 같은 기간(145억달러)보다 17.8%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도 49억2천만달러(5조9187억원)로 전년 4분기보다 5.1% 늘었다. 주당 순이익은 8.67달러를 기록했다. 알파벳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745억4천만달러(89조6716억원)로 집계됐다.

구글이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추월한 것은 201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구글은 2004년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뒤 2008년 4월까지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압도했다.

하지만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이며 구글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2011년에 미국 정유회사인 엑손모빌을 밀어내고 전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선 이후 5년간 세계 최대 기업 자리를 지켜왔다.

구글이 6년 만에 다시 시가총액 1위에 복귀한 것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성장성과 이익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4분기 매출 증가세는 모바일 검색, 유튜브, 실용적 광고 등 우리가 지난 몇 년간 투자한 모든 영역의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해 8월 핵심인 검색 광고사업은 자회사인 구글이 맡고 핵심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신규사업은 지주회사인 알파벳에서 담당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알파벳은 무인자동차, 드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미래에 대한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데 주된 수익을 올리는 것은 구글의 검색 기능이다. 현재 구글의 검색기능을 이용하는 사람은 하루 35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구글은 강력한 검색기능을 바탕으로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페이지에 거액의 광고를 유치해 성공가도에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구글의 3배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구글과 애플의 시가총액 순위가 역전된 것은 투자자들이 현재 실적보다 미래 전망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두 자릿수 경제성장을 할 때는 애플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중국의 경기둔화와 위안화 약세가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애플 주식을 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