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서 사업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건설의 2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가 보유지분 28.3%를 기관 투자자 등에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SK건설의 최대주주가 변경될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건설은 같은 그룹계열에 속해있는 SK하이닉스 등과 상승효과를 지속해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SK건설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의 보유지분 매각 결정에 따라
최태원 회장이 지배하는 지주회사 SK가 SK건설의 최대주주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애초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건설을 품에 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SK디스커버리의 보유지분 매각 결정으로 그 가능성이 없어졌다.
안재현 사장은 최근 라오스 댐 붕괴사고 원인 논란에도 영국, 벨기에 등 유럽 선진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해외사업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었는데 내부 지배구조상의 안정성이 담보되면서 외부사업 확장에도 힘을 받게 됐다.
SK건설은 2018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6조4천억 원을 거뒀다. 그 가운데 45%인 2조9천억 원을 계열 관련 일감에서 냈다.
특히 SK하이닉스에서 나온 매출이 2조 원으로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SK하이닉스 관련 수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는 SK그룹의 주력사업으로 보안이 중요한 만큼 SK하이닉스 관련 수주는 '일감 몰아주기'로 보기 힘들다고 SK건설 측은 설명하고 있다.
SK는 SK하이닉스뿐 아니라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반도체, 통신, 에너지·화학 등 여러 분야의 굵직한 기업들을 거느리고 있어 현재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편이 매출 측면에서 SK건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SK디스커버리의 이번 SK건설 보유지분 정리는 SK건설의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은 1분기 기준 SK가 지분 44.5%를 보유해 1대주주, SK디스커버리가 지분 28.3%를 소유해 2대주주에 올라 있었다.
SK디스커버리가 2017년 12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행위제한요건 해소를 위해 SK건설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자회사가 아닌 계열회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제한요건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SK디스커버리는 올해 말까지 SK건설을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지분을 5% 이하로 처분해야 했지만 결국 SK가 SK건설을 자회사로 계속 거느리게 됐다.
기업의 신용등급 산정에는 경영상황과 재무구조 이외에 그룹 차원의 지원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4월 SK건설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그룹 계열사 일감과 지원 가능성을 가점요인으로 평가했다.
SK는 2018년 연결기준 매출 100조 원을 넘게 냈다. 반면 SK디스커버리의 매출은 같은 기간 6조9천억 원 수준으로 규모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SK디스커버리의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 충족 과정에서 SK건설 경영권에 변동이 발생하면 계열의 지원 가능성 부분을 (신용평가 점수에서)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K건설 관계자는 “SK가 SK건설의 최대주주인 점에는 변함이 없어 앞으로 사업방향 등이 특별히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