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3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혁신자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리의 혁신속도, 고객 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후발주자의 전략과 영향도를 늘 확인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 부회장은 신 회장의 이런 말을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국내 최대의 유통회사로 꼽히지만 오프라인사업은 침체되고 온라인사업은 신세계와 쿠팡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2019년에 롯데그룹 유통계열사를 대상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함과 동시에 옴니채널로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이 18일 연 애널리스트 간담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슈퍼, 할인점사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롯데쇼핑은 2019년에 백화점사업에서 혁신점포 수를 2018년 6개에서 올해 2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혁신점포는 인력 효율화와 일반경비 절감 등 비용구조를 효율화하는 점포를 말한다. 또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인천점과 부평점을 2019년 5월까지 폐점하기로 했다.
슈퍼부문에서도 구조조정이 이뤄진다. 롯데쇼핑은 슈퍼부문에서 2018년 4분기에 7개 점포를 리뉴얼하고 12개 점포를 폐점했는데 2019년에도 40개점을 폐점하기로 했다.
할인점사업부는 폐점보다는 상품 가짓수를 줄이고 신선식품 등 판매가 늘어난 상품군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다시 짜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진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슈퍼는 각 분야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1위에 올라 있다. 롯데마트도 3위에 올라 있어 국내 유통업계에서 비중이 크다. 국내 유통업계의 ‘맏형’ 격인 롯데쇼핑이 군살빼기에 들어간 셈이다.
동시에 이 부회장이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를 옴니채널로 전환하는 데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옴니채널은 신 회장이 수년 전부터 강조했던 것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쇼핑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는데 옴니채널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부회장은 2018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1회 코리아 뉴라이프스타일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3800만 명에 이르는 롯데멤버스 회원과 1만1천여 오프라인 채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의 역량을 바탕으로 O4O(Online for Offline)전략을 통해 옴니채널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옴니채널로 전환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로 롯데마트와 롯데하이마트가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