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로봇사업은 오너 2세 정기선 부사장체제에서 각별히 힘을 쏟고 있는 분야다.

서유성 현대중공업지주 로봇부문 대표는 세계 5위 로봇 종합기업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시장 확대와 신사업 진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유성,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 맡아 세계 5위 목표 향해 뛴다

▲ 서유성 현대중공업지주 로봇부문 대표.


서 대표는 25일 현대중공업지주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21세기 인류는 로봇과 함께 하는 세상으로 나가고 있다”며 “새로운 제품과 사업모델을 창출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세계를 선도하는 로봇 종합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줄곧 현대중공업 엔진기계부문에서 근무하다가 11월 초 사장단 인사에서 현대중공업지주 로봇부문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그는 2014년 현대중공업 엔진기계부문 상무보로 첫 임원을 달았고 2016년 상무, 2017년 전무로 빠르게 승진했다. 2017년부터는 사업운영부문장을 맡아 엔진기계생산기획부, 엔진기계경영기획팀, 엔진기계신사업추진팀 등을 이끌었다.

로봇사업은 현대중공업그룹의 후계자인 정기선 부사장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다.

정 부사장은 5월 독일에서 쿠카그룹과 로봇사업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는 업무협약(MOU)을 직접 맺었다.

또 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에 로봇사업부문을 두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중요성이 작지 않게 여겨진다.

이 때문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로봇부문 대표 교체 역시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서 대표를 향한 기대도 커진다.

이전까지 현대중공업그룹의 로봇사업은 윤중근 전 대표가 이끌어 왔다. 그 역시 서 대표와 마찬가지로 엔진기계부문 출신이었다.

윤 전 대표는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현대중공업 기술개발본부 산업기술연구소장, 엔진기계사업본부 중형/발전부문장, 로봇사업본부장을 지내고 2017년 현대로보틱스 대표에 선임됐다.

2017년 연말 윤 전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나 대표 재임기간은 길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이 대대적으로 사장단 인사를 하면서 로봇부문의 대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표가 조기에 교체되면서 마무리하지 못한 사업이 적지 않다.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협동로봇 제품의 출시는 그 중 하나다. 현대중공업은 10월 킨텍스에서 열린 2018 로보월드에서 독자 개발한 협동로봇 YL012를 처음으로 내놓았다.

윤 전 대표는 12㎏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는 YL012를 2019년 하반기에 출시하고 15㎏ 혹은 7㎏를 들 수 있는 후속 제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 전 대표의 자리를 이어받은 서 대표는 협동로봇의 출시부터 세계시장 공략까지 중요한 과제를 안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산업용 로봇 수요가 많은 중국을 중심으로 기존에 산업용 로봇을 공급한 현대기아차 공장이 위치한 체코, 슬로바키아 등에서 협동로봇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윤 전 대표가 협동로봇과 함께 신사업으로 추진한 서비스 로봇 역시 현대중공업의 로봇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산업용 로봇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현대중공업은 5월 네이버랩스와 서비스 로봇 개발 및 생산을 위한 공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3차원 실내 정밀지도를 제작하는 로봇 M1과 맵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봇 어라운드를 이르면 연내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유성,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 맡아 세계 5위 목표 향해 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5월7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틸 로이터 쿠카그룹 회장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서 대표는 기존 국내 산업용 로봇 분야의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중국시장 공략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 1위 산업용 로봇시장으로 2020년까지 30% 이상의 성장이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9월 중국 하궁즈넝과 산업용 로봇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2019년 상반기까지 연 2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을 짓기로 했다. 또 이와 별도로 중국에서 로봇사업을 총괄할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984년 현대중공업 로봇사업팀을 설립해 로봇사업을 시작했다. 일본 나치와 기술제휴를 통해 1987년 산업용로봇 생산을 시작했으며 1988년에는 현대로보트산업이라는 이름의 별도법인으로 독립했다. 1993년에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로 합병됐다.

1995년 6축 다관절 로봇, 2007년 LCD용 로봇을 독자 개발하는 등 성과를 거두면서 국내 산업용 로봇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2016년에는 국내 최초 산업용 로봇 누적생산 4만 대를 넘어섰다.

현대중공업지주 로봇부문은 2017년 8월 현대중공업에서 분리해 현대로보틱스(현 현대중공업지주)로 출범하면서 2021년 매출 5천억 원, 세계 5위의 로봇 종합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7년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로봇사업은 매출 2억2500만 달러를 냈다. 글로벌 기업 매출 순위는 6위지만 점유율은 3%로 두자릿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5위 이내 기업들과 격차가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