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정부 경제팀에 ‘하나의 경제정책’을 강조하며 쓴소리를 계속 쏟아내고 있다.

김 의장이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기틀을 잡은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이어서 그가 내놓은 비판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다
 
문재인 경제정책 설계자 김광두, 정부 경제팀에 계속 쓴소리

▲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 검토설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 부의장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연이어 비판하고 있다.
 
김 부의장은 2일 서울 중구 라이온스빌딩에서 열린 안민정책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경제정책의 효율성 구조’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정부 내부에서 정책토론을 벌이더라도 외부로 나올 때에는 하나로 집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 사이의 불협화음을 염두에 둔 지적으로 해석된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추진 과정을 두고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김 부의장은 “저소득층의 삶을 보장하면서 소득이 전체적으로 오르면 내수로 연결된다는 좋은 발상에서 소득주도성장정책이 시작됐다”며 “하지만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줄면 소득이 감소하고 그러면 내수 부양으로 성장한다는 논리가 끊긴다”고 지적했다.
 
일자리가 바로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데 일자리가 오히려 감소하니 논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의장은 “정의로운 경제는 좋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경제”라면서 “일자리를 파괴하면 정의로운 정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무훈련 같은 교육투자에 집중하는 대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만 부각하고 있어 정책을 향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며 “사회에 이익집단이 깊이 뿌리 박고 있으면 어떤 일을 하려해도 이들의 반대로 정책을 실현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10월27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경제정책의 오류는 범죄”라며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외환을 빌렸던 위기 상황을 예로 들면서 “그 때 경제정책 책임자들은 우리 경제의 기초가 튼튼해 문제없다고 외쳤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가 회복세'라고 주장하는 것과 이미지가 겹친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앞서 8월에는 정부가 고용 부진의 대응책으로 일자리 예산을 확대하기로 한 것을 두고 “참으로 안이하고 한가하다”고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 합류해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경제정책을 총괄해 이른바 '제이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철학)'의 주요 뼈대를 설계한 주역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기관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