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거물급 정치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별세했다. 향년 82세.

베트남전 참전 영웅으로 미국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25일 오후 4시28분 세상을 떠났다.
 
미국 공화당 보수 거물 정치인 존 매케인 뇌종양으로 별세

▲ 미국 보수 거물급 정치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25일 별세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는데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히든밸리 자택에서 부인 신디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의원실이 밝혔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2017년 7월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신경교아세포증 진단을 받고 투병해오다 지난해 말부터 의회에 나오지 못한 채 애리조나 자택에서 치료에만 집중했다.

매케인 상원의원 가족은 24일 성명을 내 치료를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연명 치료를 중단한지 하루 만에 매케인은 숨을 거뒀다.

매케인 상원의원의 가족은 성명서를 통해 “그는 생존을 향한 기대가 상당히 높았지만 병이 계속 진행되면서 노쇠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1986년부터 32년 동안 애리조나주에서 상·하원 의원을 역임했다.

6선의 상원의원으로 군사위원장이기도 했는데 공화당의 대표적 원로 정치인으로 원칙을 준수했지만 때로는 당론을 거스르며 소신을 지켜 공화당의 ‘이단아’이자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평가받았다. 

미국 해군 출신으로 베트남 전쟁 때 5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기도 했고 석방 뒤 '전쟁 영웅'으로 국민적 칭송을 받았다. 1982년 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986년 상원에 입성해 내리 6선을 지냈다.

2000년 미국 대선에 뛰어들었으나 당내 경선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게 졌고 2008년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나섰으나 대통령이 었던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 졌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부친과 조부가 모두 4성 제독인 군인 집안 출신으로 1958년에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에 소위로 임관했다. 

1965년 전투부대에 배치돼 베트남으로 파병됐다. USS 포레스털함에 배치돼 조종사로 하노이 폭격 임무를 하다가 비행기가 격추돼 북베트남군에 포로로 붙잡혔다. 이 때 당했던 고문후유증으로 평생 한 쪽 다리를 절게 된다. 

북베트남은 수세에 몰리자 석방 카드를 내밀었다. 당시 매케인 상원의원의 아버지가 통합전투사령부 태평양사령관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매케인 상원의원과 그의 아버지는 ‘포로는 붙잡힌 순서대로 풀려나야 한다’는 원칙과 ‘선전용으로 이용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석방을 거부했다. 이런 일화로 매케인 상원의원은 원칙을 지키는 전쟁 영웅의 이미지를 얻고 유명인사가 됐다.

1973년에 석방됐고 1981년 대령으로 퇴역한 다음해인 1982년 중간선거에서 애리조나주 제1선거구 공화당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정치인으로 삶을 시작했다. 1984년 재선에 성공했고 1986년에는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매케인 상원의원에게는 ‘매버릭’(Maverick)이라는 별칭이 있다. 보수적이었으나 당론을 무작정 따르지는 않아 ‘고집 센 괴팍한 이단아’로 여겨졌고 거칠고 돌발적 입담으로 항상 화제를 몰고 다녔지만 초당파적 존경을 받았다.

부시 행정부 초반 매케인 상원의원은 기후 변화, 총기 규제, 세제 개편 등을 놓고 부시 대통령과 대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매케인 상원의원 별세에 깊은 연민과 존경의 뜻을 가족들에게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