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롯데그룹의 중국 롯데마트 매각 작업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실적이 오랜만에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롯데마트 매각이 늦어지면 롯데쇼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롯데쇼핑 실적이 악화되면 롯데지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신동빈 구속에 중국 롯데마트 매각 차질, 롯데쇼핑 롯데지주 '불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지난해부터 6개월째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7년 9월 롯데마트의 중국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롯데마트는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2017년 안에 중국점포 매각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실패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규모가 커지고 있어 하루빨리 매각해야 하지만 아직 인수후보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아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롯데그룹에서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과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도 중국을 방문했지만 별 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후보들은 중국 정부가 사드보복을 멈출지를 놓고 확신이 없어 선뜻 인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이 높게 여겨졌으나 이 또한 당분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상반기까지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통매각을 우선 추진하지만 적당한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분할매각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롯데마트 매각 작업이 길어질수록 롯데쇼핑에 큰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롯데마트 매각은 올해 롯데쇼핑 기업가치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롯데쇼핑은 올해 오랜만에 분위기가 좋다.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 등 주력사업의 회복에 힘입어 올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 영업이 지난해 말부터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롯데마트에서 손실이 계속 누적되면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도 어려워진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중국 롯데마트에서 본 영업손실만 2680억 원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7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중국 롯데마트에 투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이 롯데쇼핑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신 회장의 구속으로 중국 롯데마트 매각 등 롯데쇼핑의 장기 전략기획과 최고경영진의 의사결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쇼핑 실적과 신용등급은 롯데지주에도 영향을 미친다.

롯데지주는 자체사업 없이 자회사의 경영평가와 업무지원을 맡고 있다. 자회사로부터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실적이 결국 자회사의 실적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

롯데쇼핑은 롯데지주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크고 지분율도 25.87%로 낮지 않다.

롯데지주 주가 역시 자회사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롯데쇼핑 실적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롯데쇼핑에 전문경영인체제가 안착돼 있어 일상적 경영활동에는 큰 차질을 빚지 않을 수도 있다.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기업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에 즉각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쇼핑의 일상적 경영활동은 전문경영인들이 하고 있어 앞으로 1년~1년6개월 동안 롯데쇼핑의 국내 유통사업과 영업력이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