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의 내년 영업이익은 전기요금 인상에 달려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요금 인상이 없을 경우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13일 “한국전력은 국제 에너지가격상승에 따른 원가상승 국면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적이 크게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전력의 내년 이익개선은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달려 있다”고 파악했다.
 
한전 내년 영업이익은 전기요금 인상에 달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강 연구원은 전기요금이 인상될 경우와 인상되지 않을 경우를 나눠 한국전력의 내년 실적을 전망했다.

전기요금이 5.1% 인상될 경우 한국전력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조4천억 원, 순이익 3조3천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실적전망치보다 영업이익은 8.2%, 순이익은 9.4% 늘어나는 것이다.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영업이익은 3조9천억 원, 순이익은 1조7천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실적전망치보다 각각 33.1%와 43.5%씩 급감하는 것이다.

석탄과 LNG(액화천연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변동에 따른 발전원가 상승, 원전과 석탄발전의 가동률 하락 등이 내년 한국전력의 전력조달비용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 석탄가격은 6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한국전력의 석탄발전단가에 영향을 미치는데 국제 석탄가격은 6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전 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국내 발전용 LNG원료비는 약 3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두바이)에 영향을 받는데 두바이유는 8월부터 다시 오르고 있다.

내년 원전이용률은 안전을 중시하는 정책기조 등의 영향으로 올해와 유사한 75%에 그치고 석탄발전의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봄철 노후발전소 가동중지의 영향으로 가동률이 올해 79.9%에서 내년 76.7%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강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2018년 적정투자보수를 유지하기 위해 5.1%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전기요금 인상 요구가 있을 경우 정부가 요금인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경험상 정부는 물가상승률이 낮을 때 전기요금 인상을 집중해왔다”며 “10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8%로 2000년 이후 평균인 2.6%보다 낮은 만큼 충분히 전기요금 인상이 나올만한 환경”이라고 파악했다.

전기요금 인상은 매년 2분기에 진행되는 정기 전기요금인상이 아니더라도 산업용전기요금 체계개편, 구입전력비 연동제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파악했다.

강 연구원은 “정부는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산업용전기요금 체계개편 목표 발표했는데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10% 올리면 연간 약 5천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발생한다”며 “구입전력비 연동제도 전기요금 인상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10월23일 국감에서 “앞으로 5년간 전기요금 인상요인은 많지 않지만 세금문제나 석탄, 석유 등 원료가격 변동을 고려하면 인상요인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런 부분은 유가연동제 등으로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