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60%대까지 올랐지만 세대별 지지율에서 20대가 60대와 70대보다도 낮은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대 남성 보수화가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청년담당관직을 신설하는 등 20대 남성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재명 60%대 지지율에도 차가운 20대 남성, 당정 '이대남 끌어안기' 고심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20대 남성의 낮은 지지율은 고민거리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3차 수석·보좌관 회의에 주재하기 위해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갤럽이 11일 발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세대별 긍정평가에서 20대는 47%에 불과했다. 전체 대통령 지지율 63%보다 16%포인트 낮은 수치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20대 지지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0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대통령의 20대 지지율은 51%로 60대(61%)는 물론 보수 핵심지지층으로 여겨지는 70세 이상(53%)보다 낮았다. 

미디어토마토가 10일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서도 20대는 모든 세대 중 유일하게 긍정평가와(46.5%)와 부정평가(45.7%)가 오차범위 안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가 7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20대는 긍정평가 47.0%, 부정평가 46.3%로 긍정과 부정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특히 20대 남성의 '보수화'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3사의 제21대 대선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20대 득표율은 41.3%에 그쳤는데 특히 20대 남성의 74.1%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시사인이 2025년 6월4일과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을 통한 URL 발송 방식을 활용한 웹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대 남성의 경우 자신이 ‘보수’라고 응답한 비율이 42%, 30대 남성은 48%로 전체 세대의 평균(37%)보다 각각 5%포인트, 11%포인트 높았다. 반면 20대 여성은 49%가 자신을 ‘진보’라고 응답했다.

시사인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진보정당들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29%, 39%) 비율이 가장 낮고 반대(51%, 53%) 비율은 제일 높았다. 20대 남성의 57%가 자신을 ‘대변하는 대선 후보로 이준석 후보를 선택하기도 했다.

20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 시절 '친여성', '평등지향' 정책에 반감을 가지면서 민주당 정권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고착화 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대통령 직속 기구였던 정책기획위원회를 통해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 요인 분석·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정책에 대한 반대 심리도 이재명 정부에 대한 20대의 낮은 지지율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20대는 연금개혁과 관련해 민주당이 추진했던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지난 5월30일 서울 마포구 대선 유세에서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두고 “기성세대는 더 받고 미래세대는 계속 더 내야 하는 구조”라며 “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하기까지 30~40년 동안 더 내야하고 내고 난 이후에는 인구구조 때문에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불명확한 걸 양당이 개혁이라고 포장했다”고 주장하며 20대 민심을 파고들었다.

정치 뉴스를 접하는 통로로 유튜브가 자리를 잡은 점도 20대 보수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진단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년층도 그렇지만 20대와 30대 중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보수나 극우 정치유튜브를 통해 정치권의 정책과 소식을 접한다”며 “유튜브 알고리즘은 비슷한 성향의 동영상을 계속 제공해주기 때문에 지금 자신의 성향과 맞는 말을 해주는 정치유튜브를 더욱 많이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러한 20대 남성의 반감을 인식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대통령은 상당수의 20대 남성들이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여성가족부’ 명칭을 ‘성평등 가족부’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기존 여성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보장하는 사회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조정한 것이다.
 
이재명 60%대 지지율에도 차가운 20대 남성, 당정 '이대남 끌어안기' 고심

▲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0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의 이재명 대통령 세대별 지지율 조사 결과. < NBS >

또한 대통령실이 경청통합수석실 산하에 청년담당관을 신규 채용하는 것도 20대의 낮은 지지율에 정책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7일 언론 브리핑에서 청년담당관 신규 채용을 두고 “청년담당관은 국민통합비서관실에서 일하며 청년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 청년 참여 플랫폼 운영 등 청년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업무를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는 물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국민통합과 포용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 정권을 향한 20대 남성들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낮은 것은 극우 유튜브 노출뿐 아니라 민주당의 정책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고 대통령실 청년담당관 신설도 대응하는 게 맞다”며 “정부와 민주당은 20대 남성을 결코 배제하지 않고 끝까지 의견을 경청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국지표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리얼미터 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6월30일부터 7월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100%)·RDD(임의전화걸기)·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7일과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100%)·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