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에 피해를 입은 중동 에너지 관련 설비를 수리하는 데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원유 정제설비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구나 지정학적 위험이 장기화될수록 경제적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현지시각)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정 유지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는 이미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휴전 합의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놓고 미국과 이견을 보이면서 협정을 맺은 뒤 하루만에 군사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이 발발한 뒤 6주에 걸쳐 전 세계 약 15%의 석유와 20%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이 틀어막혀 있었다고 전했다.
자연히 이는 전 세계 에너지 위기로 이어지며 국제유가 상승 및 이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과 같이 중동산 화석연료에 의존이 높은 국가들은 더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정이 이대로 굳건히 자리잡는다고 해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까지 낮아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과 운송을 담당하는 업체들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지난해 예멘의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다 10월부터 이를 중단했지만 반 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물동량이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 카타르 천연가스 생산 설비 참고용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더구나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세 부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초대형 선박을 제외한다면 이를 감수하려 할 이유는 크지 않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해운사들이 이러한 여러 리스크를 안은 상태에서도 중동산 에너지 운반을 재개하려면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높게 유지돼 충분한 수익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결국 이는 화석연료 단가가 낮아지기 어려운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중동의 에너지 관련 설비를 수리하고 가동을 재개하는 작업도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국가들의 에너지 설비를 모두 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250억 달러(약 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의 분석을 전했다.
더구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더 많은 지역이 공격을 받아 수리 비용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화석연료 가격 상승으로 반영될 수 있다.
시장 조사기관 케이플러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고 통행세가 적용된다고 가정할 때 국제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90~100달러 안팎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했다.
다만 이는 선박 통행량이 완전히 정상화될 것이라고 가정한 결과다. 지정학적 갈등이 계속 이어진다면 에너지 가격 안정화는 더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은 수십 년 동안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되어 왔는데 결국 현실화됐다”며 “전 세계 소비재 시장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