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저가 모델 '자충수' 되나, 박리다매 전략에 수익성 우려 커져

▲ 테슬라의 전기차 보급형 라인업 출시가 수익성 악화를 이끌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 전기차 매장에 주차된 모델3 사진.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량 감소에 대응해 가격을 대폭 낮춘 새 라인업을 선보이며 ‘박리다매’ 전략을 전면에 앞세우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겠지만 최근 수익성 악화 추세를 고려하면 ‘위험한 도박’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는 22일 “테슬라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을 부분은 보급형 신차의 수익성”이라며 “시장에서는 실제 효과를 두고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10월 초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최대 5500달러(약 787만 원) 낮춘 모델Y와 모델3 전기차 새 라인업을 출시했다.

기존 차량보다 배터리 용량과 모터 출력 등을 낮추고 터치스크린 등 일부 사양을 제외해 원가를 절감한 제품이다.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전기차 1대당 수익 악화를 감수하고 판매를 확대해 매출과 이익을 늘리려는 전략을 펼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이러한 전략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도박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조사기관 퓨처럼에쿼티스는 “테슬라의 의도는 단기 수익을 포기하고 중장기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라며 “고가 모델의 수요 잠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은 중국 경쟁사의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출시됐다.

미국에서도 연방정부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따른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상쇄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로이터는 테슬라 전기차 가격이 여전히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에는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요한 기능과 사양이 대폭 하향돼 소비자들에 브랜드 이미지를 해칠 가능성도 제시됐다.

조사기관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은 “테슬라는 배터리 용량과 모터 출력 하향으로 원가를 절감했다”며 이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테슬라 차량 라인업이 이미 오래된 만큼 가격대를 낮춘 모델로 추가 수요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조사기관 CFRA리서치의 비판도 제기됐다.

테슬라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22일 장 마감 후 콘퍼런스콜을 열고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