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인도 등 주요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는 한국과 일본 철강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 최대 철강기업 일본제철이 숙원이었던 미국 ‘US스틸’ 지분 인수가 현실화하고 있다. 인도에서도 일본 철강업계는 이미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철강업계의 미국·인도 투자는 아직 확정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철강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투자 규모와 속도 측면에서 일본 철강 산업이 한국을 앞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철강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가 급물살을 타고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제철의 US스틸 대상 투자를 승인하겠다고 현지시각 23일 밝힌 데 이어 25일에는 일본제철이 US스틸의 지분 일부를 취득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를 승인받기 위해 향후 140억 달러(약 19조1천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
일본제철은 세계 4위(조강생산량 기준) 철강 기업으로 27위인 US스틸과 합치면, 연간 생산능력이 기존 6600만 톤에서 8600만 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 미국 정부가 올해 3월부터 부과한 철강 수입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일본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전기강판 등 강점을 가진 분야의 생산기술을 US스틸로 전수하고, US스틸이 보유한 철광석 광산과 미국 현지 고객사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시장을 빠르게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지분 투자가 이뤄진다면 포스코·현대제철·세아제강 등의 국내 주요 철강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제철·US스틸과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지난 3월 미국 현지에 제철소 건립 계획을 밝힌 현대제철·포스코 그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사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총 58억 달러를 들여 자동차용 강판을 연간 270만 톤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립하기로 합의하고, 현재 구체적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 절차가 아직 남아있고, 실제 인수로 이어져도 단기적으로 한국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일본이 미국 현지 내에서 철강 제품을 본격 생산하면 자동차, 가전, 강관 등 철강 각 분야에서 고급강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에서도 양국의 현지 제철소 투자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포스코는 2024년 10월 인도 1위 철강사 ‘JSW’와 오디샤주 지역에 연간 5백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는 인도에 가공 공장 4곳을 운영하고 있으나, 철광석에서 쇳물을 생산하고 제품까지 만드는 일관제철소를 짓는 것은 이번 투자가 처음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인도 제철소 투자규모는 10조 원 이상으로 50대50 비율의 합작사 투자에 포스코 측이 5조 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투자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일본제철의 인도 현지 제철소 투자는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일본제철과 아르셀로미탈은 인도 현지 합작법인 ‘AM/NS인디아’를 2019년 설립했는데, 현지 생산능력만 연간 900만 톤에 이른다.
또한 AM/NS인디아는 구지라트주 2025년 내 하지라에 자동차용 강재인 연속 아연 도금 라인(CGL)과 연속 아연도금·어닐링 라인(CGAL)을 가동할 예정이다. 또 지난 3월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연산 능력 730만 톤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위한 부지의 소유권을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인도 현지에서 철강 수입 급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인도 내 제철소 건설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인도 무역구제총국(DGTR)은 지난 3월18일에 발표한 예비 조사결과에서 최근 인도의 철강 수입이 급격히 증가했고, 인도 철강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인도 재무부는 200일 간 12%의 임시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철강산업은 태동 초기였던 1970년대 일본 철강기업의 긴밀한 협력으로 탄생했다. 이후 협력과 경쟁관계를 번갈아가다 2000년대 이후에는 중국 철강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부가가치·친환경 철강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본제철이 2024년 9월 소유한 포스코홀딩스 주식 289만4712주(3.42%) 매각하기로 발표한데 이어 포스코도 2025년 3월 보유한 일본제철 주식을 매각 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두 회사의 상호 지분 보유는 그동안 두 국가의 ’철강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양국의 철강 협력은 고리가 점차 약해지고 있고, 경쟁 관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의 반덤핑을 제소했고, 올해 2월 정부는 해당 품목의 덤핑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일본 1위 철강기업 일본제철은 2030년 글로벌 연간 1억 톤 생산체제 구축, 종합경쟁력 세계 1위 철강사로 재도약하겠다는 목표를 2023년 밝혔다.
반면 국내 1위 철강기업 포스코는 2030년 연간 5200만 톤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2023년 밝혔다. 신재희 기자
일본 최대 철강기업 일본제철이 숙원이었던 미국 ‘US스틸’ 지분 인수가 현실화하고 있다. 인도에서도 일본 철강업계는 이미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철강업계의 미국·인도 투자는 아직 확정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지분인수 등 투자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 철강 기업들이 해외 주요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제철, US스틸>
이에 따라 세계 철강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투자 규모와 속도 측면에서 일본 철강 산업이 한국을 앞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철강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가 급물살을 타고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제철의 US스틸 대상 투자를 승인하겠다고 현지시각 23일 밝힌 데 이어 25일에는 일본제철이 US스틸의 지분 일부를 취득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를 승인받기 위해 향후 140억 달러(약 19조1천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
일본제철은 세계 4위(조강생산량 기준) 철강 기업으로 27위인 US스틸과 합치면, 연간 생산능력이 기존 6600만 톤에서 8600만 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 미국 정부가 올해 3월부터 부과한 철강 수입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일본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전기강판 등 강점을 가진 분야의 생산기술을 US스틸로 전수하고, US스틸이 보유한 철광석 광산과 미국 현지 고객사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시장을 빠르게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지분 투자가 이뤄진다면 포스코·현대제철·세아제강 등의 국내 주요 철강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제철·US스틸과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지난 3월 미국 현지에 제철소 건립 계획을 밝힌 현대제철·포스코 그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사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총 58억 달러를 들여 자동차용 강판을 연간 270만 톤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립하기로 합의하고, 현재 구체적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 절차가 아직 남아있고, 실제 인수로 이어져도 단기적으로 한국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일본이 미국 현지 내에서 철강 제품을 본격 생산하면 자동차, 가전, 강관 등 철강 각 분야에서 고급강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에서도 양국의 현지 제철소 투자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포스코는 2024년 10월 인도 1위 철강사 ‘JSW’와 오디샤주 지역에 연간 5백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는 인도에 가공 공장 4곳을 운영하고 있으나, 철광석에서 쇳물을 생산하고 제품까지 만드는 일관제철소를 짓는 것은 이번 투자가 처음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인도 제철소 투자규모는 10조 원 이상으로 50대50 비율의 합작사 투자에 포스코 측이 5조 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투자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일본제철의 인도 현지 제철소 투자는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일본제철과 아르셀로미탈은 인도 현지 합작법인 ‘AM/NS인디아’를 2019년 설립했는데, 현지 생산능력만 연간 900만 톤에 이른다.
또한 AM/NS인디아는 구지라트주 2025년 내 하지라에 자동차용 강재인 연속 아연 도금 라인(CGL)과 연속 아연도금·어닐링 라인(CGAL)을 가동할 예정이다. 또 지난 3월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연산 능력 730만 톤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위한 부지의 소유권을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인도 현지에서 철강 수입 급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인도 내 제철소 건설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인도 무역구제총국(DGTR)은 지난 3월18일에 발표한 예비 조사결과에서 최근 인도의 철강 수입이 급격히 증가했고, 인도 철강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인도 재무부는 200일 간 12%의 임시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 한국 철강산업은 1970년대 일본 철강업계와 긴밀한 협력 속에서 태동했다. 이후 양국의 철강업계는 협력과 경쟁관계를 오고가며 세계 주요 철강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왼쪽)과 이나야마 신일본제철 회장(오른쪽)이 환담을 나누는 모습. <포스코>
한국 철강산업은 태동 초기였던 1970년대 일본 철강기업의 긴밀한 협력으로 탄생했다. 이후 협력과 경쟁관계를 번갈아가다 2000년대 이후에는 중국 철강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부가가치·친환경 철강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본제철이 2024년 9월 소유한 포스코홀딩스 주식 289만4712주(3.42%) 매각하기로 발표한데 이어 포스코도 2025년 3월 보유한 일본제철 주식을 매각 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두 회사의 상호 지분 보유는 그동안 두 국가의 ’철강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양국의 철강 협력은 고리가 점차 약해지고 있고, 경쟁 관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의 반덤핑을 제소했고, 올해 2월 정부는 해당 품목의 덤핑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일본 1위 철강기업 일본제철은 2030년 글로벌 연간 1억 톤 생산체제 구축, 종합경쟁력 세계 1위 철강사로 재도약하겠다는 목표를 2023년 밝혔다.
반면 국내 1위 철강기업 포스코는 2030년 연간 5200만 톤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2023년 밝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