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추락하는 주가에 날개 있나, 비용 증가하고 신제품 생산 지연 여전

▲ 테슬라에게 남은 반전의 카드인 사이버트럭에 대한 평가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에 전시된 테슬라 사이버트럭 시제품의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의 3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실적 쇼크에 주가와 함께 월가의 목표주가가 함께 곤두박질쳤다. 

추락하는 주가에 날개가 돼줄 것으로 기대받던 신제품 사이버트럭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지 않아 당분간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당분간 테슬라는 주가 반등 모멘텀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각 20일 미국증시에서 테슬라 주식은 전날보다 3.69% 내린 211.99달러(약 29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테슬라 주가는 18일(-4.78%), 19일(9.30%)에 이어 3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며 250달러선에서 21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특히 19일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자산 평가액이 하루 새 22조 원 가까이 증발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3분기 테슬라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233억5천만 달러(약 32조 원)로 9% 늘어났다. 그럼에도 영업이익(17억6천만 달러)이 전년 대비 52%, 순이익(18억8천만 달러)이 44% 급감하면서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3분기 영업이익률도 7.6%로 지난해 3분기(17.2%)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테슬라의 올해 3분기 수익성은 근 4년래 최저치로 포드, GM(제너럴모터스)과 같은 전통 자동차 기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미국 정부의 친환경 보조금에 힘입은 테슬라는 박리다매로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어 수익성 논란이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이에 이번 실적발표에서 타격을 크게 입은 것으로 보인다.

월가는 목표주가를 이례적일 정도로 줄줄이 낮췄다. 

댄 이브스 웨드부쉬증권 연구원은 “콘퍼런스 콜에서 머스크가 고금리 등 비우호적인 거시경제 환경을 언급하며 향후 사업이 녹록치 않을 거란 전망을 내놨다”며 목표주가를 350달러에서 31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연구원도 “비우호적인 조건들이 많아 매년 매출도 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목표주가를 400달러에서 380달러로 낮췄다.

심지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가적인 하락 여지가 남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의 현재 시가총액 수준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현재 시총은 6720억 달러(약909조 원)로 삼성전자의 2배를 넘는 규모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연구원은 “현재 시총 수준이 정당화되기 위해선 테슬라의 수익성이 포드, GM과 같은 전통 자동차 기업이 아닌 빅테크, 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 기업 수준이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테슬라는 점점 더 전통 자동차 기업들과 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피모건의 라이언 브링크만 연구원도 “테슬라의 저가 정책을 통한 판매량 증가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며 “현재 시총 수준은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더 스트리트 리얼머니의 브루스 카미치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 흐름을 잘 맞추기로 유명한데 그 역시 테슬라 목표주가를 최근 193달러로 제시했다.

향후 테슬라에 남은 희망은 수익성 증가 혹은 신제품 사이버트럭에 대한 기대 정도로 평가된다.
 
수익성 증가 기대와 관련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가격 인하, 신규공장 가동, AI프로젝트 등 비용 증가 요인이 많아 이익률 회복은 시간 걸릴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테슬라의 수익성 증가 가능성을 일축했다.
 
테슬라 추락하는 주가에 날개 있나, 비용 증가하고 신제품 생산 지연 여전

▲ 테슬라 주가 급락과 함께 일론 머스크 CEO의 자산도 19일 한 때 크게 증발했다. 사진은 올해 6월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신제품 사이버트럭은 생산 체계와 관련한 우려가 높다.

사이버트럭이 테슬라의 수익성에 기여하기 위해선 대량 생산 체계가 확보돼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사이버트럭의 생산 지연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 구원투수 역할로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사이버트럭의 생산이 지연되는 사이 포드, 리비안, GM 등 경쟁사가 잇따라 유사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이 심화되는 등 테슬라의 앞날에 드리운 먹구름이 짙어져만 가고 있다. 당분간 테슬라 주가반등 모멘텀이 부재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