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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 브렉시트가 결정된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무티(Mutti)' 리더십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 회원국의 도미노 탈퇴를 막기 위해 EU 결속을 다지는 데 온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메르켈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후폭풍을 가라앉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26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회담에서 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영국 측에 탈퇴 일정과 절차를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는 데 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4기 집권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집권 후 ‘철의 여제’ ‘무티(독일어로 엄마라는 뜻) 같은 애칭을 얻었으며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그레시트)와 대규모 난민유입 사태를 겪으며 리더십을 시험받았다. 이어 올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안팎의 공세 속에 위기를 맞고 있다.
브렉시트 결정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한 난민 포용정책이 도화선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유럽연합의 난민포용정책 중심에 메르켈 총리의 ‘무티’ 리더십이 자리했다. 그는 최근까지 독일에서 10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등 포용정책에 앞장서왔다.
문제는 유럽 전역에서 ‘반(反)난민(혹은 이민자)' 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난민 유입 제한 등 정책을 내놓는 극우정당들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고 급부상하는 등 정치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포스트 브렉시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슬로바키아도 7월 초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청원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일부 정당들도 유럽연합 탈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 해체 반대파들은 메르켈 총리가 해체 위기에 놓인 유럽연합에 ‘구원의 여신’이 되어줄 것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 역시 독일 내부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독일은 내년 가을 총선을 치르는데 ‘독일을 위한 대안’ 등 극우정당이 연방의회에 진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메르켈 총리의 정치생명도 올해 영국과 탈퇴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유럽연합의 결속을 다질 수 있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27일 올랑드 대통령과 함께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 3국 정상회담을 열고 28일에는 EU정상회담에 참석한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럽연합이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소수 정예연합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영국의 구체적인 탈퇴 일정과 절차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내부적 충격이 워낙 큰 탓에 최대한 탈퇴 일정을 늦추려 할 가능성이 높다. 데이비드 캐머런런 영국 총리는 탈퇴와 관련한 후속 조치를 차기 총리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브렉시트로 앙겔라 메르켈이 다시 한번 EU 위기의 중심에 서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메르켈 총리가 어느 때보다 큰 시험무대에 올랐다고 논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